신한·국민·하나은행 성과 위주 파격 인사
새 부행장 10명 급부상…상고 출신·최연소 등 고려없이 인재 등용
국내 주요 은행이 성과를 중심으로 임원 인사를 마무리해 이목을 끌고 있다. 특히 이번 임원 인사에선 신한·KB국민·KEB하나은행이 발탁한 새 부행장 10명이 눈길을 끌고 있다. 보수적인 은행이 출신이나 전공과 무관한 인재를 발탁했기 때문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KB국민·KEB하나은행은 지난해 연말 임원인사를 통해 새 부행장 10명을 발탁했다. 이번 인사는 부행장보를 거치지 않은 전무, 상무급 인사가 부행장으로 승진하는 쇄신 인사가 단행됐다. 상고 출신 부행장도 2명이나 나왔다. 직위·학벌을 따지지 않고 역량이 탁월한 인재를 파격 승진시켰다는 점이 돋보인다.
신한은행에서는 이기준, 허영택, 우영웅 부행장보, 진옥동 상무가 부행장으로 승진했다.
이기준 부행장은 1961년생이다. 선린상업고, 국제대 무역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고려대에서 재무회계 전공으로 석사를 했다. 이 부행장은 1980년 조흥은행 입사를 시작으로 여신기획부장, 여신지원본부장, 중부금융본부장 등 중책을 맡아왔다. 앞으로 여신심사그룹을 이끈다.
허 부행장과 우 부행장은 지난해 부행장보로 승진한 지 1년 만에 부행장이 됐다.
허 부행장은 은행에서 글로벌 감각이 뛰어나드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61년 생으로 광주대동고, 고려대 경영학과를 나와 87년 신한은행에 입행했다. 이후 기업고객부, 중소기업지원부를 거쳐 여신심사부에서 심사역으로 근무했다. 그는 뉴욕지점 차장, 인도 뉴델리 지점장, 신한베트남은행 법인장 등을 거쳤다. 이런 점을 인정받아 올해부터 글로벌사업그룹을 맡게 됐다.
우 부행장은 1960년생이다. 울산 학성고, 부산대 경영학과를 나왔다. 이후 일본와세다대 국제경영학대학원을 졸업했다. 1988년 신한은행 입행 후 종합기획부, 신경영추진팀을 거쳤다. 영업추진부장, IB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올해 기업투자금융(CIB)그룹을 맡는다.
신한은행 내부에선 진옥동 상무 승진이 파격적이라고 평가한다. 진옥동 SBJ은행(일본 소재 신한은행 현지 법인) 법인장은 상무 직급에서 부행장으로 직위가 두 단계 수직 상승했다. SBJ은행은 신한은행 최초 해외 지점이다. 그는 외국계은행이 안착하기 어려운 일본 현지에서 좋은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 10월 말 당기순이익은 57억5000만엔이다. 2년 전보다 2배 이상 늘었다. 진 신임 부행장은 현지에서 10년 넘게 근무했다. 이번에 해당 은행 성장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부행장으로 승진했다.
진 부행장은 1961년생이다. 덕수상고 졸업 후 방송통신대 경영학을 나온 뒤 중앙대에서 경영학 학사 학위를 받았다. 1980년 기업은행에 입행한 후 1986년 신한은행에 들어갔다. 1997년 일본 오사카지점 근무, 여신심사부 부부장, 일본 SH캐피탈 사장, 일본법인장 등 일본에서 화려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국민은행 60년생 부행장 약진…'고졸 신화' 이용덕 부행장
국민은행에서는 허정수, 오평섭, 이용덕 전무가 부행장으로 승진했다. 각각 경영기획그룹, 고객전략그룹, 여신그룹을 담당한다. 모두 1960년생이다.
허 부행장은 광주 제일고 졸업 후 동국대 경제학과를 나왔다. 이후 헬싱키대학원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국민은행 재무본부장 상무, KB금융지주 조사역(손해보험 PMI추진단), KB손해보험 경영관리부문장 부사장을 역임했다.
오 부행장은 광주상고출신이다. 이후 한양사이버대 부동산학과를 거쳐 광주대대학원에서 부동산금융학으로 석사를 했다. 국민은행 동광양지점장, 광주지점장, 호남북지역본부장을 맡았다.
국민은행에도 '고졸 신화'가 나왔다. 이용덕 부행장은 대구상고 출신이다. 그는 은행에 1979년 입행했다. 국민은행 본리동지점장, 대구지점장, 동대구지역본부장을 거치며 뛰어난 영업맨으로 소문났다. 이후 중소기업금융그룹을 담당하다 여신그룹 부행장이라는 중책을 맡게 됐다.
하나은행도 성과 중심의 인사를 단행했다. '고졸 신화' 부행장 배출에 이어 신한, 국민, 하나은행 통틀어 신임 부행장 중 가장 젊은 부행장을 발탁해 눈길을 끌었다. 하나은행에서는 장경훈, 정정희, 한준성 전무가 부행장에 승진했다. 각각 올해부터 개인영업그룹, 기업영업그룹, 미래금융그룹을 이끈다.
장 부행장은 1963년생으로 경기고 졸업, 서강대 경제학을 전공했다. 1989년 한국투자금융 기업금융부에서 금융과의 인연을 맺었고 1993년 하나은행에 입행 가계금융팀장, 압구정중앙지점장을 역임했다. 이후 PB사업부 부장, 미래금융사업본부 겸 영업기획본부장, 경영지원실장을 역임하며 역량을 키웠다.
정 부행장은 1958년생이다. 은행에서 학문열이 높은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1976년 서울 덕수상고 졸업 후 그해 외환은행에 입행했다. 고졸 학벌을 뛰어넘기 위해 입행 이후 1985년 동국대 영어영문학과에서 학사 학위를 취득했다. 특히 그는 해외 업무에 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1994년 싱가포르 지점에서 일했고 이후 국외여신지원실 과장 겸 심사역으로 근무했다. 여신그룹 집행부행장보, 중국유한공사 법인장, 해외사업그룹소속 전무를 역임했다. 이후 지난해 9월 통합 KEB하나은행 여신그룹 전무를 맡았다.
하나은행도 파격 인사를 단행했다. 한준성 부행장은 1966년생이다. 은행권 부행장 중 가장 젊다. 그는 선린인터넷고(옛 선린상고)를 졸업한 고졸 출신이다. 한 부행장은 하나은행 신사업추진본부장, 미래금융사업본부장을 역임했다. 그는 지난 2006년부터 김정태 회장과 금융지주에서부터 금융에 기술을 접목한 신사업을 추진해온 인물로 유명하다. 특히 미래금융그룹에서 스마트금융을 진두지휘해왔다. 핀테크 사업 등 은행에 산적한 IT 관련 사업 과제를 풀 인재로 이번 미래금융그룹 부행장 중책을 맡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