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게임업계 키워드 '다사다난'
넥슨 오너리스크부터 리니지 모바일게임 성공까지
국내 게임업계는 올해 ‘다사다난(多事多難)’한 한 해를 보냈다. 김정주 NXC 대표가 뇌물 공여혐의로 재판을 받았으며, 야심작이었던 서든어택2는 조기종료라는 아픔을 겪었다. 아울러 블리자드의 오버워치가 첫 출시돼 국내 게임시장 판도를 변화시켰으며, 리니지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한 리니지 형제들이 모바일게임 시장을 휩쓸기도 했다.
특히 올해는 넥슨에게 뼈아픈 한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지난 7월 김정주 NXC(넥슨 지주회사) 대표는 진경준 검사장에 대한 주식 특혜 매입 의혹을 받으며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당시 진 검사장은 자신의 돈으로 주식을 샀다고 주장했지만, 공직자 윤리위 조사에서 주식 매입 자금을 넥슨이 회사 자금으로 빌려준 사실이 드러났으며 넥슨 측에서 승용차를 제공했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그리고 이어진 조사 결과, 의혹은 사실로 밝혀졌다.
이로 인해 현직 검사장과 김정주 회장 간에 비리가 있었음이 드러났고 김 대표는 NXC 등기이사직에서 사임하게 된다. 이후 몇 차례 조사끝에 지난 12월 13일 진행된 선고공판을 통해 진경준 전 검사장에게는 뇌물건에 한해 무죄가 선고됐다. 아울러 뇌물증여로 함께 기소된 김 대표 또한 무죄 판정을 받으면서 1차전은 일단락됐다. 그러나 여전히 시민단체들이 이번 무죄판결에 대해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향후에도 넥슨의 오너리스크는 지속될 전망이다.
넥슨은 오너리스크에 이어 서든어택2 종기종료라는 아픔도 겪었다. 서든어택2는 인기 1인칭슈팅(FPS)게임 서든어택의 정식 후속작으로, 출시전부터 유저들의 기대를 받아 왔다. 그러나 출시후 기대와 다른 게임성으로 유저들의 혹평을 받았으며, 설상가상으로 일부 여성 캐릭터 선정성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했다. 결국 각종 논란으로 인해, 출시된 지 23일만에 조기종료를 결정하게 된다.
넥슨이 힘든 한해를 보내는 동안 블리자드는 신작 FPS게임 오버워치를 선보이며 게임업계에 파란을 불러 일으켰다. 오버워치는 블리자드가 처음 도전한 FPS게임으로 출시전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그러나 블리자드는 영화와 같은 탄탄한 스토리와 참신한 세계관, 뛰어난 게임성을 바탕으로 오버워치를 전 세계에 흥행시키는 데 성공한다. 이는 한국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오버워치는 몇 년동안 PC방 게임점유율 순위 1위를 차지하고 있던 라이엇게임즈의 ‘리그오브레전드(LOL)’ 마저 넘어서 국내 PC방 점유율 1위를 차지하게 된다.
이후 오버워치는 경쟁전 등 다양한 모드를 도입, 최근에는 e스포츠까지 활성화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오버워치와 함께 국내 유저들의 관심을 끌었던 게임으로는 포켓몬고가 있다. 지난 7월 출시된 포켓몬고는 신드롬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출시 한 달여 만에 1억 건이 넘는 다운로드 수를 기록했으며, 총 매출은 1800억원에 달했다. 포켓몬이라는 거대 IP를 등에 업은 포켓몬GO는 게임사에 큰 족적을 남겼다. AR게임에 대해 관심이 집중됐고, 닌텐도의 주가는 일 상한선까지 치솟았다.
전 세계를 뜨겁게 달군 포켓몬GO의 인기는 정식 서비스가 진행되지 않은 국내에도 영향을 미쳤다. 속초 지역에서 게임플레이가 가능하다는 소식은 전국의 유저들을 속초행 버스에 몸을 싣게 만들기도 했다.
올 한해는 또 가상현실(VR)게임들이 그 실체를 속속 드러낸 시기이기도 했다. 그동안 개발과정만 공개돼 왔던 VR게임들이 그 모습을 유저들에게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지난 11월 부산에서 개최된 지스타 2016에서는 소니 등이 선보인 VR게임들이 유저들의 주목을 한 몸에 받으며, VR게임에 대한 유저들의 열망을 엿볼 수 있었다.
기존 인기 IP를 활용한 모바일게임들도 올 한해 큰 이슈를 불러 일으켰다. 특히 넥슨·엔씨소프트 등 기존에 PC온라인게임을 주력으로 삼던 대형게임사들이 모바일게임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이 과정에서 자사가 보유한 인기 IP들을 모바일버전으로 개발, 높은 인기를 얻는데 성공한다.
특히 기존 인기 IP 가운데 가장 큰 인기를 끈 것은 ‘리니지’였다. 엔씨와 넷마블을 비슷한 시기에 리니지 IP를 활용한 리니지 레드나이츠와 리니지2 레볼루션을 선보였다. 이 두게임은 출시직후 양대마켓 최고매출 1위를 기록하는 등 유저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는데 성공한다. 30일 기준으로, 리니지2 레볼루션이 양대마켓 1위를 리니지 레드나이츠는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번 리니지 형제들의 성공으로, 향후 기존 인기 IP를 활용한 모바일게임 개발에 한층 더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올 한해를 돌이켜보면 정말 다사다난 했다”며 “2017년 정유년에는 좋은 일만 가득한 한 해가 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