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KT, 120여명 거대 대관조직 활동

CR부문 주도·경제경영硏 지원…CJ헬로비전 합병 관련 로비전서 SKT에 완승

2016-12-20     이철현 기자

KT가 120여명으로 구성된 방대한 대관조직을 운용하는 것으로 드러냈다. KT 본사 소속 CR부문 소속만 87명이다. KT경제경영연구소 소속 대외정책연구담당 24명 전원과 경영전략연구담당 16명 중 절반가량이 이론적 배경, 자료 작성 등 업무를 담당하며 CR 부문을 지원한다. CR은 Corporate Relation 약자로 기업 대외업무를 일컫는다. KT 대외업무를 총괄하는 이는 맹수호 CR부문장(부사장)이다. 그는 김광동 ICT정책연구 태스크포스장(상무)와 조근익 마스터PM 보좌를 받으며 기획실, 지원실, 협력실 등 3개 부서를 이끌고 있다. 김광동 상무는 정보통신 정책을 연구하며 KT 통신사업 관련 정책 논리를 개발하는 작업을 총괄한다. 특히 KT경제경영연구소와 연계 업무를 맡는다.조근익 마스터PM(62)이 독특하다. 직급이 명확치 않으나 공정거래위원회 출신으로 알려졌다. KT 내부 관계자는 “조근익PM은 공정위 담당으로 공정경쟁담당과 협력해 공정위 쪽을 맡는다”라고 말했다. 
기획실은 이승용 상무가 총괄한다. 기획실은 방송통신위원회, 미래창조과학부, 공정거래위원회 등 정부 부처 로비를 담당한다. 기획실 산하에는 공정경쟁, 정책협력, 사업협력 등 3개 담당부서가 있다. 기획실 인력은 49명으로 가장 많다. 대관팀 주력 부대인 셈이다. 

지원실은 30명이 일한다. 최영익 전무가 총괄한다. 지원실 산하에는 융합협력과 대외지원 담당이 있다. 지원실은 국회를 맡는다. 특히 대외지원담당은 국회의원과 보좌관 등을 접촉하며 통신 정책 입법화 과정에서 KT 이해를 대변한다. 

협력실은 오영호 상무가 총괄한다. 주로 시민단체를 커버한다. 협력실 소속 임직원은 인터넷 전문은행 입법화 업무 탓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정무위가 특별법이라도 관련 법안을 통과시켜야 하는데 최순실게이트 탓에 법안 심의를 중단한 상태로 전전긍긍하고 있다. 

정책 관련 논리나 자료 수집·정리 업무는 KT경제경영연구소 산하 대외정책연구담당 소속 24명이 맡고 있다. 백준봉 상무보가 대외정책연구를 총괄하고 있다. 이밖에 김재경 상무보가 총괄하는 경영전략연구담당 산하 16명 중 절반가량이 대관 업무를 지원한다. 

KT 대관조직은 지난 7월 그 위력을 과시했다.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합병을 놓고 벌인 공정위 상대 로비전에서 SK텔레콤에 완승한 것이다. 공정위는 7월4일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합병을 경쟁제한 행위로 간주하고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맹수호 부문장은 성균관대 경영학과 출신으로 서울대 경영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KT 본사에선 대외부문 사업협력실과 재무실 실장을 맡다가 2010년 계열사 대표이사로 나갔다. 그러다 지난해 11월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합병 건이 터지자 본사 CR부문장으로 복귀했다. 

맹수호 부사장과 함께 1등 공신 명단에 김만식 상무 등 공정경쟁담당 소속 21명을 올린 만하다. KT 내부 관계자는 “SK텔레콤이 승리를 확신하며 언론사를 돌아다니는 동안 KT 공정경쟁담당 임직원은 세종시에 살다시피하면서 공정위 말단 공무원까지 일일이 만나 읍소했다”라고 말했다. 

KT에는 못 미치지만 LG유플러스도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합병을 막는데 한몫했다. 유필계 LG유플러스 부사장이 총괄하는 대외협력조직(CRO)는 KT와 긴밀히 협력하며 SK텔레콤 대관조직에 대항했다. 유필계 부사장 산하에는 4개 담당이 있다. 이중 김상수 상무가 총괄하는 홍보담당을 제외한 정책협력, 사업협력, 공정경쟁 담당이 대외협력 업무를 수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