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금융긴축에 투자 시장 판도 변화

채권에서 주식,달러, 원유,원자재로 자금 이동…내년 상반기까지는 흐름 지속될 듯

2016-12-16     송준영 기자

미국이 경제 회복을 바탕으로 통화 긴축에 불을 당기면서 투자시장 판도가 변하고 있다. 펀드시장에선 올해초 인기를 끌었던 채권형보다 주식형 수익률이 높게 나오고 있다. 외환관련 투자 시장에서는 달러 강세로 달러 투자 수익률이 상승하고 있다. 원자재 시장에서는 안전 자산인 금 투자 수익률은 줄고 있지만 원유 관련 투자 상품 수익률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투자 시장 판도를 바꾸고 있다. 미국이 긴축 기조로 들어서면서 투자 자산 가치가 변하고 있는 까닭이다. 미국은 14일(이하 현지 시각) 통화 완화 정책을 거두고 기준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 위원들이 점도표를 통해 내년 금리 인상 횟수를 기존 2번에서 3번으로 늘린 만큼 시장은 앞으로도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지고 폭이 확대할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미국 통화정책 방향의 가닥이 잡히자 채권 금리가 올랐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달 14일 10년물 미국 국채 금리는 2.57%로 올해 9월 1.59%보다 98bp(basis point, 1bp=0.01%포인트) 상승했다. 독일과 영국의 10년물 국채도 같은 기간 각각 42bp, 64bp 올랐다. 채권 금리가 올랐다는 것은 채권 가격이 떨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기준 금리가 오르면 새로 발행하는 채권의 기대수익률은 올라가 가치가 상승한다. 반대로 기존 저금리에서 찍은 채권 가치는 떨어진다.

실제 채권에 투자하는 채권형 펀드 수익률이 저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16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달 15일 기준 국내 채권형 펀드 3개월 평균 수익률은 -0.6%다. 미국 기준 금리 인상이 가시화 됐던 1주일 기준 수익률도 0.19%로 저조한 모습을 보였다. 해외 채권형 펀드도 3개월 평균 수익률 -0.97%, 일주일 평균 수익률 0.35%로 성적이 좋지 않았다. 1년 수익률이 국내 채권형은 1.56%, 해외 채권형은 2.19%인 것을 감안하면 추세가 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반대로 주식 자산에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 수익률은 좋게 나오고 있다. 이달 15일 기준 국내 주식형펀드 3개월 평균 수익률은 1.01%다. 기간을 일주일로 줄이면 3.11%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해외 주식형 펀드는 전체 평균 수익률은 저조했지만 북미, 신흥 유럽을 중심으로 수익률이 높았다. 북미 주식형 펀드는 3개월 수익률이 3.66%였고 신흥 유럽 주식형 펀드는 16.86%를 기록했다. 한주간 수익률도 북미와 신흥유럽 주식형 펀드는 각각 1.59%, 7.35% 수익률을 냈다.

금리 상승 기대감에 따른 달러 강세 현상으로 관련 투자 자산 가치도 올랐다. 대표적으로 미국 달러선물지수를 기초지수로 삼는 키움자산운용의 상장지수펀드(ETF)인 ‘KOSEF 미국달러선물 레버리지(합성)’은 3개월 수익률이 10.53%다. 일주일 수익률도 2.14%로 코스피 상승률 1.59%보다 높다. 1년 수익률이 -2.45%였다는 것과 비교하면 그만큼 최근 달러 자산 가치가 상승했음이 드러난다.

원자재 시장에서는 금 값 하락세가 두드러진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가격은 이달 14일 온스당 1161.80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경제 불확실성 탓에 올해 1월 4일 온스당 1075.75달러에서 8월 2일 1372.60로 크게 오른 것과는 대조적이다. 금 값은 경기 영향과 달러 가치에 따라 움직이는데 최근 글로벌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달러 가치가 상승하면서 반대로 금 값은 떨어진 것이다. 국제 시장에서 금은 달러로 거래되는데 일반적으로 금리가 올라 달러 가치가 오르면 상품인 금 가격은 반대로 하락한다.

원유와 산업 원자재 가격은 오르면서 관련 투자 자산 가치가 올랐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ETF ‘TIGER 구리실물’은 최근 3개월 수익률이 28.78%다. 이는 상품섹터 ETF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이다. 같은 운용사의 원유 ETF인 ‘TIGER 원유선물(H)’도 3개월 기준 9.62%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원유와 산업 원자재 가격은 공급 과잉이 해소된데다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경제 회복 기대감이 반영하면서 상승했다.

장화탁 동부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국 물가관련 지표가 좋게 나오면서 디플레이션 자산인 채권 투자자에 불편한 상황이 만들어졌다. 이로인해 채권이 아닌 반대쪽 자산인 주식 등에 글로벌 자금흐름이 이동하고 있다”며 “내년 상반기까지는 재고확충수요, 물가상승압력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돼 이러한 현상이 지속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미국이 경제 회복세에 보이면서 투자 자산의 판도가 변하고 있다. / 사진=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