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참여기업들 3조6000억원 투자 약속

롯데, 경쟁사 중 가장 많은 2조원대…강남권역 관광 인프라 확충에 집중돼

2016-12-14     김지영 기자

서울 시내면세점 추가 사업자 심사를 앞두고 입찰 참여 기업들이 대규모 투자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월드타워점 탈환에 사활을 걸고 있는 롯데면세점은 2조원대 투자를 약속하며 총공세를 벌이고 있다. 


14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면세 특허 입찰에 참여하는 기업들이 대규모 투자를 경쟁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관광객 유치와 강남권 관광인프라 구축, 중소 협력업체 지원을 위해 5년간 2조3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1700만여명의 외국인 관광객을 직접 유치하겠다는 목표다. 이는 이 기간 방한 외국인의 17%에 이르는 수치다. 이를 통해 3만4000여명의 직간접 고용창출과 7조원의 경제적 부가가치를 생산하겠다는 계획이다.

롯데와 마찬가지로 워커힐면세점 탈환을 노리는 SK네트웍스는 5년 간 SK워커힐면세점에 6000억원(워커힐 리조트 스파 조성 비용 포함)을 들여 면세점 시설, 운전 자본, 관광 인프라 확충 및 지역경제 활성화 등을 위해 쓰겠다고 발표했다. SK네트웍스는 지난 2014년부터 2015년에 걸쳐 매장확장공사를 실시해 10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이를 감안하면 이번 시내면세점 획득을 위해 SK가 투자한 금액은 실제 7000억원 규모에 이른다.

신세계디에프는 서초·강남 지역의 관광인프라 및 프로그램 개발 등에 5년간 35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공약했다. HDC신라면세점은 강남구 영동대로 아이파크타워를 입점 부지로 선정했고 5년간 2000억원을 지역경제 활성화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면세시장 진입을 노리며 1년 만에 재도전하는 현대면세점은 영업수지와 관계없이 5년간 500억원의 사회환원을 약속했다. 강남지역 관광인프라 개발에 300억원, 지역문화 육성 및 소외계층 지원에 200억원의 재원을 쓰겠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특허 참여 기업들이 사회공헌 공약을 내 놓는 것은 평가 기준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평가 골자는 △특허보세구역 관리역량(배점 250점) △운영인 경영능력(300점) △관광인프라 등 주변 환경(150점) △중소기업제품 판매실적 등 경제·사회발전 공헌도(150) △기업이익 사회 환원 및 상생협력 노력(150점) 등이다.

면세점 관리역량과 경영능력 등 운영과 직결되는 노하우 이외에도 주변환경, 사회 공헌과 상생 등 3개 항목이 450점을 차지한다. 3개 항목을 모두 더한 분야에서 높은 점수를 기록하면 경영능력과 별개로 결과를 뒤집을 수도 있는 배점이다. 이에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사회공헌과 환원을 약속하고 나서는 것이다.

특히 월드타워점 사수에 사활을 건 롯데면세점은 면세사업자로 선정될 경우 현대백화점보다 46배나 많은 금액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번 심사에서 특허권 획득이 절실함을 반증하기도 하다. 현재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은 지난해 6월 특허 기간 만료로 문을 닫은 상태다.

면세점 관계자는 “면세사업의 경우 관광산업과 불가분의 관계이기 때문에 매장관리나 물류 뿐만 아니라 주변 관광인프라, 콘텐츠 등을 같이 비교해야만 한다”며 “이것이 결국 면세점의 경쟁력, 매출과 직결될 수 있기 때문에 평가항목에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앞 음악분수 조감도 / 사진=롯데면세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