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경제대예측]⑥ 추락하는 수출, 앞길도 험난

파고 높아지는 보호무역주의…중국 한한령·환율관찰대상국 지정도 시련 안겨

2016-12-13     정지원 기자

 

올해 수출액이 2010년 수준으로 밀려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전세계적 보호무역주의, 최대 교역상대국인 중국의 경기둔화 등 변수가 내년도 수출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유가상승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침체된 수출 분위기를 반등시키기엔 역부족이다.

올해 수출은 2011년이후 5년만에 연간 수출액 5000억달러 선 아래로 추락할 것으로 보인다. 수출 주력 품목이던 선박, 석유제품, 철강제품이 중국 제품에 밀려 고전하고 있지만 한국은 새로운 수출 활로를 찾지 못하는 모양새다. 지난달 수출액은 419억7015만달러로 2014년 10월보다 100억달러(약 20%)줄었다.

◇중국 한한령, 환율조작국 지정 등 변수 주목

중국은 한국의 최대교역상대국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한국에 대한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심화되고 있어 내년도 수출에 부정적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7월 중국 상무부가 한국산 전기강판에 37%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중국이 한한령(限韩令, 한류 콘텐츠의 유통과 한류 스타 출연을 제한하는 조치)을 내리고, 한국산 식품에 대한 규제도 강화하고 있다.

중국의 경기둔화 역시 수출수요를 떨어뜨리고 있다. 선대인경제연구소 측은 “중국의 경기둔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기업부채·그림자 금융 등의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 경기 하강압력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경우 한국도 간접적으로 수출에 타격을 받게될 공산이 크다. 중국은 완성제품 수출시장인 동시에 글로벌 밸류체인 내에서 한국이 중간재를 공급하는 상대국이기도 하다. 국제금융연구원 관계자는 “중국은 국제 원자재 밸류체인에서 한국이 중간재를 수출하는 당사국이다. 중국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면 대외수요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선대인경제연구소 관계자도 “중국이 자국의 부품소재 산업을 육성해 중간재 수입을 자국 제품으로 대체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는 점도 마이너스 요인”이라고 밝혔다.

◇트럼프노믹스, 깊어가는 보호무역주의


미국은 중국, 일본과 함께 한국을 환율관찰대상국으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세이프가드, 반덤핑 관세, 상계관세 등 보호무역주의 기조도 심화되고 있다.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수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미국의 반덤핑 조사 개시 건수는 지난해 42건으로 전년 보다 두배 넘게 늘었다. 한국에 대한 조사 개시 건수는 17건으로 중국 다음으로 많았다. 미국 상무부는 8월 포스코 열연제품에 대해 반덤핑 및 상계 관세 폭탄 결정을 내렸다. 한때 수출 효자품목이던 철강은 수출이 반으로 줄었다. 한국철강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국내 열연강판(보통강 기준)의 북미 수출량은 전월(13만297톤)보다 46.9% 감소한 6만1099톤이었다.

전문가들은 보호무역주의 기조에서 한국 수출이 더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고 본다.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차기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이같은 우려가 심화하고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트럼프 발 보호무역주의로 대미수출 외에도 대중수출이 타격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 트럼프노믹스로 최대 피해를 보는 국가가 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유가상승세가 수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국제유가는 올해 초 배럴당 20달러대 초반까지 내려갔다가 반등해 6월 이후 배럴당 40달러 중반까지 올라왔다. 이는 석유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OPEC국가들의 감산 합의에서 비롯된 것이다. 국제금융연구원 관계자는 “유가상승은 수출에 긍정적, 부정적 영향을 모두 끼친다. 그런데 수출비중이 높은 석유화학이나 석유제품의 경우 유가가 오르면 수출단가도 상승하기 때문에 내년도 수출실적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 비싼 가격에 물건을 팔 수 있게 되는 셈”이라면서도 “유가상승세가 얼마나 지속될 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