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경제대예측]㉓ 유통업 성장률 하락 불가피
채널 대응 전략 올해와 유사…면세점 논란은 지속 전망
전통 유통채널은 성장 정체기에 놓여 있다. 국내 소매판매액은 국내총생산(GDP)와 가계소비 성장 둔화로 제자리 걸음이다. 2017년 국내 소매유통업 판매액은 전년대비 4% 증가한 309조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전반적으로 업태별 판매액 성장률이 올해 대비 다소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주요 업체들은 내년에도 외형을 확대하고 내실을 채우는 경영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백화점과 마트, 유통 채널에서 유일하게 큰 성장세를 보이는 편의점 까지도 전략은 유사하다. 출점과 PB, PL 상품 개발로 현상 유지에 집중하려는 계획이다. 이 같은 흐름은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 외형은 키우고 내실 다지기
유통업계에 따르면 2017년 주요 업체들은 내실 다지기에 들어설 전망이다. 임대업 형태를 고수하던 백화점은 직매입과 PL 상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국내 백화점 빅 3 업체는 모두 직매입과 PL상품의 조직 구성을 늘렸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120명, 롯데백화점 49명, 현대백화점은 30여명의 인원이 백화점 자체 브랜드 확대에 힘쓰고 있다.
올해 유통업계는 공격적으로 외형을 키웠다. 2015년 대비 편의점과 전문점(롯데하이마트), 대형쇼핑몰을 중심으로 활발한 출점이 있었다. 2016년 롯데와 신세계 등 신규 3곳에 문을 열었다. 이어 기존점을 증축하는 형태도 이어졌다.
대형 유통업체들의 적극적인 신규 출점은 대표 오프라인 채널에 대한 소비자 집객 개선에는 긍정적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내년 백화점업황은 안정적으로 다소 둔화된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김근종 현대증권 연구원은 국내 백화점 시장의 판매액은 내년에 30조 8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 봤다. 이는 올해 30조 1000억원 보다 3%정도 상승한 규모다. 통상 업계에서는 백화점 전체 판매액이 2% 수준의 성장률을 기록할 경우 백화점 업체들의 이익은 안정적이라고 보는 게 일반적이다.
편의점 역시 덩치키우기와 PB상품 개발에 주력해 왔다. 편의점 업체 출점 가속화로 올해 국내 편의점 5개사의 점포구는 3만점을 돌파했다. 2017년은 신규점 위주의 성장 뿐 아니라 업체별 PB상품의 경쟁력도 높아질 전망이다.
편의점은 올해 가정간편식 시장에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2016년 편의점 본사와 가맹점의 매출총이익의 상품군별 비중은 생활용품 7%, 잡화 2%, 담배 12%, 가공식품 70%, 즉석/신석식품 9%로 추정한다.
편의점 매출총이익의 80%가 식품부문에서 나오는 것이다. 편의점 산업의 장기성장성은 식품부문의 장기성장성과 직결된다. 편의점 도시락 매출 증가율은 올해 1~5월 사이 CU 207.9%, GS25 181.4%, 세븐일레븐 153.7%까지 올라갔다.
다행히 내년에도 업황이 긍정적이다. 1인 가구 비중이 전체 가구의 35%를 차지할 정도로 늘었다. 1인가구의 소비 지출이 2010년 60조원에서 2030년 194조원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그만큼 중요한 소비주체로 떠오르고 있다. 1~2인 가구의 증가, 제조업체의 마케팅 집중, 편의점 업체들의 자체 경쟁력 강화 등에 힘입어 당분간 +20% 이상의 성장률을 지속적으로 기록할 전망이다.
◇ 황금알 낳는 거위에서 미운오리새끼로
면세점 사업은 내년에도 많은 논란거리가 될 전망이다. 오는 17일 관세청이 새로운 면세사업자 특허를 선정할 예정이지만 검찰이 수사중인 대가성 의혹이 사실로 밝혀 질 경우 면허 취소가 불가피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롯데면세점의 코엑스 특허가 내년 상반기 만료될 예정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지난해 부터 이어온 면세점 특허 대란이 2017년에도 계속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016년부터 면세점 산업 내 경쟁자가 증가했다. 지난 해 11월 면세점 특허사업자 선정으로 기존 서울지역 6곳이던 시내면세점 점포수가 9곳으로 늘었다.
관세청이 올해 9월 시내면세점 3곳의 특허를 추가하기로 결정하면서 시내면세점은 서울 지역에만 12곳에 이를 전망이다. 하지만 황금알을 낳는 면세점 사업은 사드배치, 최순실 게이트, 유커 방한 감소 등의 외풍이 이어지고 있다.
면세 사업자 난립으로 차별화와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요 면세점들의 사업계획과 운영전략을 살펴보면 차별화가 부족하다. 대부분 지역상생, 국산품 K매장 확대, 문화 콘텐츠와 관광 인프라 개발 등 내용을 포함하며 기본 골자가 비슷한 탓이다.
여기에 면세점의 브랜드 입점도 아직 확정짓지 못했다. 신규면세점은 구찌, 루이비통, 샤넬과 같은 해외 면세 브랜드 유치하지 못한 채 일부 층을 개점했다. 사실 해외브랜드가 한국 면세점에 낼 수 있는 점포 수는 제한이 있기 때문에 기존 업체들까지 사업 기반을 사수하기 위해 경쟁은 더 치열해 질 수 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계속되는 특허심사로 업계 피로도와 비용이 계속 증가해 정작 면세점 사업에 핵심인 관광객 유치와 콘텐츠 개발에 써야 할 인력과 자본이 낭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면세사업 특허 논란은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