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 전망 오락가락

"감산 이행시 최대 70달러까지 상승"vs "셰일 오일로 상승 제한적"

2016-12-13     송준영 기자
일부 비석유수출국기구 산유국들도 감산에 합의하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했다. 전문가들은 추가적인 상승 가능성가 하락 가능성을 놓고 논박하고 있다. 사진은 유전지대. / 사진=뉴스1

국제 유가가 급등세를 연출하고 있는 가운데 유가가 장기적으로 어떤 방향성을 보일지 주목된다. 일각에선 석유수출국기구(OPEC) 감산 합의에 러시아를 포함한 비(非)OPEC 국가도 참여하기로 해 국제 유가 상승이 지속할 것이라는 의견이 존재한다. 반면 미국과 캐나다를 위시한 셰일오일 생산이 늘어나면 유가 상승은 제한적이라는 주장도 존재한다.

◇ 국제 유가 더 오른다···배럴당 70달러 예측도 나와
 

국제 유가가 저유가 국면을 탈출하는 모양새다. 12일(이하 현지 시각)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내년 1월 인도분은 배럴당 52.8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전거래일보다 1.33달러(2.6%) 오른 가격으로 17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런던 ICE 선물시장에서 내년 2월 인도분 브렌트유도 1.37달러(2.5%) 높은 배럴당 55.70달러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OPEC 비회원 산유국들이 OPEC과 함께 감산하기로 한 것이 유가 상승의 원동력이 됐다. 지난 10일 러시아와 멕시코 등 OPEC 비회원 산유국들은 1일 산유량을 55만8000배럴 줄이기로 합의했다. 지난달 30일 OPEC 회원 산유국이 하루 평균 120만 배럴 줄이기로 한 것을 포함하면 하루 감산 규모는 180만 배럴에 이른다. 원유의 60%를 생산하는 이들이 감산에 적극적으로 나서자 공급과잉이 어느정도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졌다.

실제 12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OPEC과 비OPEC이 계획대로 감산을 진행한다면 6개월 뒤 OPEC이 감축하기로 한 3억배럴 원유재고 중 46%가 제거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이 합의가 완전히 준수되면 하루 기준 OPEC 원유 공급이 수요보다 약 40만배럴 적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되레 원유 시장에서 공급 부족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 경우 OPEC 목표치인 배럴당 60달러 수준에는 쉽게 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관측이 반영되면서 이날 WTI는 한때 6.5%나 올라 55달러대를 넘보기도 했다. 나아가 에울로히오 델 피노 베네수엘라 석유장관은 원유 재고가 일반 수준으로 줄어들면 유가는 배럴당 최대 7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골드만삭스, 노무라증권, 바클레이즈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보고서를 내고 내년 상반기 배럴 당 60달러까지 오르는데 동의하고 있는 상황이다.

◇ 변수는 미국···셰일오일 움직임 주목

반대로 지속적인 유가 상승에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이번 감산 합의에 참여하지 않은 국가들이 존재하는 까닭이다. 특히 미국이 셰일 업체들이 오일 생산량을 늘릴 경우 유가는 예상밖으로 지지부진할 가능성이 크다. 이날 원유 시장에서도 이러한 우려 탓에 유가 상승폭이 크게 줄어들기도 했다.

이미 미국에선 셰일 오일 생산이 늘어날 조짐이 보이고 있다. 유전 정보 서비스업체인 베이커휴즈에 따르면 셰일오일 시추 장비인 리그(rig)의 사용 기수는 지난달 753기로 올해 10월 700기보다 53기 늘었다. 지난해 11월 리그 938기에는 못미치지만 시추 장비가 늘고 있는 추세고 기술력 발달로 대당 생산량이 증가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내년 셰일 생산량은 현재 870만배럴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여기에 합의에 동참한 산유국들이 실제 감산에 참여할 지에 대한 의문도 여전히 남아있다. 비OPEC 국가들은 OPEC에 비해 결속력이 약한데다 감산에 따른 손해를 감내할 경제 여건이 충분치 않다. OPEC국가 내에서도 리비아와 나이지리아 등 국가가 생산 증가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어 실제 감산에 옮기기가 쉽지 않다. 여기에 합의 참여에 부정적이었던 이라크와 이란 역시 변심할 가능성도 크게 제기된다.

황병진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이번 합의가 제대로 이행된다면 지금과 같은 유가 흐름은 지속 되겠지만 단 하나의 국가라도 합의를 깨게 된다면 도미노처럼 다시 공급 증가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성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며 “더불어 미국 원유 생산량이 가장 큰 변수가 될 전망인데 미국 셰일오일 생산 증가에 대한 우려는 유가 상승을 억제하는 기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