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올림픽을 5G로" KT의 도전 성공하나
한층 진화한 5G 기술 선보여…상용화 우려 불식 위해 글로벌 업체와 공동 표준화 모색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주관 통신사인 KT가 13일 올림픽 기간 동안 선보일 서비스들을 시연하는 두 번째 자리를 마련했다. 이 행사에선 2월 열린 1차 시연 간담회에서 소개됐던 기술과 서비스를 한 차원 진화한 형태로 선보였다.
오성목 KT 네트워크사업부문 부사장은 “내년 3월에도 더 진화한 기술을 시연할 것”이라면서 “이런 과정을 통해서 평창에 5G 기술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평창 동계올림픽을 5G올림픽으로 만들겠다”는 KT 목표에 대한 의구심이 나오는 시점에 열린 것이다. 최근 경쟁사를 비롯한 업계 관계자들은 “5G 상용화는 2020년에나 가능한데 평창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2018년 초까지 관련 서비스를 내놓는 게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KT는 2차 간담회를 통해 이에 대한 답을 내놓았다. 우선 공간이 트이지 않은 도심에서도 5G 통신을 연결하는 핸드오버(Hand Over) 기술을 시연했다. 핸드오버란 한정된 공간마다 무선 통신을 제공하는 셀(cell)에서 벗어나 다른 셀로 이동하는 기기에 끊이지 않는 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이다. 핸드오버 서비스를 위해 KT 사옥에는 기지국 3개가 설치됐다.
이날 준비된 5G버스는 KT사옥이 있는 광화문 거리를 이동하면서 이 핸드오버 기술을 보여줬다. 5G 서비스는 대용량 데이터를 빠른 속도로 전송할 뿐 아니라 이동 중에도 실시간 전송을 가능케 해야 한다. 5G 시대에 자율주행차 서비스가 가능한 이유가 이 때문이다.
버스 안에서 핸드오버 기술을 시연한 이경민 KT 연구원은 “광화문 도심 지역은 고층 빌딩이 많고 전파 간섭이 심해 핸드오버가 어렵다”고 말했다.
오 부사장도 “경쟁사는 영종도에서 시연을 했는데 그곳은 평탄한 지역이라 기지국 성능을 충분히 살릴 수 있으나 광화문 도심은 고층 빌딩에 전파가 반사되는 등 어려운 환경”이라고 주장했다.
5G 버스 시연 화면과 함께 나온 동영상에는 3차원 자율주행차 기술도 나왔다. 기존 자율주행차는 도로 상태와 방향, 차 위치를 나타내는 2차원 형태에서 주행을 하였으나 KT는 자율주행차를 따라가며 주변을 촬영하는 드론 위치 한 눈에 나타나는 3차원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 기술은 내년에 열리는 행사에서 실물로 공개한다.
홀로그램 기술도 사람을 실제 사이즈로 불러올 수 있도록 발전했다. 이날 시범을 보인 서비스는 강릉과 평창에 있는 페어 스케이팅 선수 두 명을 한 곳으로 불러왔다.
그럼에도 불확실성은 남아있다. 통신 기술 표준을 정하는 3GPP는 2018년 하반기가 돼야 5G 표준을 마무리하기 때문이다. 같은 해 2월에 시작되는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KT가 서비스한 5G 기술 규격이 표준으로 채택되지 않을 경우 해당 기술을 바탕으로 세계 5G 서비스를 선도하겠다는 목표는 물거품이 된다.
KT는 국내외 ICT 핵심 기업들과 공통 규격을 만드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KT가 지난 달 공개한 ‘KT 5G-SIG(Special Interest Group) 규격’은 삼성, 인텔, 노키아, 퀄컴 등 통신 장비업체와 칩 제조업체들이 합의해서 구성한 것이다.
5G 서비스와 관련, 국내 최대 경쟁사인 SK텔레콤은 지난달 영종도 BMW 드라이빙 센터에서 5G 기술을 활용한 자율주행차 기술을 선보이기도 했다. KT도 자율주행차 관련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홍범 KT 인프라 연구소장은 “기업들이 3GPP에 표준 선정 방안을 기고할 때 자기 기술을 반영하도록 최대한 노력한다”면서 “KT뿐 아니라 우리와 공통 규격을 만든 기업들도 자사에 유리하게 기고를 하고 있어 3GPP에 KT SIG 규격이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