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노조선거 과열 양상
후보 비방에 폭력 사태까지…공약보다 인물 중심 정치판 닮은꼴
금융권 노조위원장 선거가 과열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 은행지부에서는 폭력 사태가 일어나기도 했다. 은행 노조 위원장 후보 공약도 성과연봉제 도입 저지에 집중돼 있다. 직원 복지 등 공약 중심보다 인물 중심의 선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 노조위원장 결선투표가 다음 주로 미뤄졌다. 노조위원장 선거만 벌써 세 차례다. 지난 7일 노조위원장 1차 투표에서 최계승 후보 24%, 박필준 후보가 23% 득표율로 각각 1, 2위를 차지했다. 다만 과반 수 이상 직원 표를 얻어야 해 결선투표를 실시해야 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박필준 후보를 문병일, 김남걸 후보 측에서 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유력해 보인다"며 "다만 최계승 후보가 우리은행 통합 세대라는 점에서 대다수 은행원들로부터 지지를 받는 상황이라 예측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 노조위원장 선거는 폭력 사태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개표과정에 폭력사태까지 일어나 투표가 중단됐다. 후보 간 사퇴를 요구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개표 금지와 전국 재투표를 주장하고 일부 후보 측에서 문을 부수는 등 폭력 사태가 발생했다. 경찰이 출동해 진압하는 상황까지 연출됐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아무래도 노조위원장이라는 자리가 은행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가진 자리 중 하나다 보니 과열된 부분이 있을 것"이라며 "노조 선거는 정치권 선거와 비슷하다. 우리은행만 아니라 금융노조 전체 노조위원장 선거도 비슷하다"고 밝혔다.
금융노조는 차기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위원장 선거를 11여 일 앞두고 있다. 금융노조는 22일 위원장 후보등록을 마치고 23일 후보를 공고할 예정이다.
금융노조위원장 선거는 '위원장-수석부위원장-사무처장'이 한 조를 이뤄 후보로 등록해야 한다. 허권 NH농협은행지부장과 성낙조 국민은행지부장, 유주선 신한은행지부장이 기호 1번을 얻었다. 기호 2번은 김기철 금융노조 조직본부장과 박원춘 우리은행지부장, 황은숙 전 국민은행지부 부지부장이 받았다.
금융노조에 따르면 지부마다 지지하는 후보 군이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김문호 현 금융노조위원장은 기호 1번을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기호 1번이 가장 유력한 후보군으로 떠올랐다. 다만 반 김문호 계열에서는 2번이나 다른 후보 군을 지지할 것으로 풀이된다.
우선 최근 차기 국민은행지부장으로 뽑힌 박홍배 당선자는 '반 성낙조 계열'로 알려졌다. 성낙조 지부장이 기호 1번에 들어가 있어 여기에 등을 돌릴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신한은행 역시 조합원들의 몰표를 기대하기 힘들 수 있다는 의견이 많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유 지부장이 지난해 당선 당시 금융노조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해 현재 조합원들 배신감이 큰 상태"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노조위원장 선거 주요 공약은 단연 성과연봉제 도입 저지에 있다보니 공약보다는 누가 나오느냐에 따라 표가 움직이는 양상이 있다"며 "후보 간에 공약 싸움보다 비방과 우리은행처럼 폭력 양상으로 번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