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포인트] 글로벌 증시 훈풍, 국내에도 미칠까
ECB 양적완화 연장·미 고용지표 개선 등 긍정적 분위기…박스권 갇힌 국내 증시에 단비될 듯
글로벌 증시에 긍정적인 움직임들이 나오고 있다. 유럽에선 유럽중앙은행(ECB)이 자산 매입 프로그램을 연장하기로 했고 미국에선 신규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감소하면서 고용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중국 무역지표 호조 역시 경기 회복 기대감을 갖게 한 요소 중 하나였다. 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 상승이 이어지고 있는 것도 글로벌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세계 경제 회복 움직임은 박스권에 갇힌 국내 증시에 단비가 될 전망이다.
해외 주요국들의 증시가 상승 마감했다. 8일(이하 현지 시각) 미국에서는 3대 주요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65.19포인트(0.33%) 상승한 19614.81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4.84포인트(0.22%) 높은 2246.19를 기록했다. 나스닥 지수는 23.60포인트(0.44%) 오른 5417.36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보합권으로 출발한 지수는 장중 일제히 상승세를 나타내며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유럽 증시 역시 일제히 오름세를 보였다. 8일 영국 런던 증시의 FTSE100 지수는 전날보다 0.42% 상승한 6931.55로 마감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 DAX 30 지수는 1.75% 높은 11179.42를 기록했고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0.87% 올라간 4735.48로 장을 마쳤다. 범 유럽 지수 중 하나인 유로 STOXX 50 지수는 1.47% 증가한 3188.55에 장을 끝냈다.
ECB 양적완화 정책 연장이 이날 글로벌 증시 상승에 크게 기여했다. ECB는 8일 열린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존 제로 금리 정책을 유지하고 내년 3월로 끝날 예정이었던 국채 매입 등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12월까지 연장키로 했다. 자산매입 규모는 4월부터 기존 800억유로에서 600억유로로 줄어들지만 양적완화 기조가 그대로 유지된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투자자들이 반겼던 소식은 미국에서도 나왔다. 미국 고용시장이 완연한 회복세를 보인 것이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청구자수가 1만명 감소한 25만8000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고 8일 발표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 25만5000명에 부합한 것이다. 이로써 주간 실업보험청구자수는 92주 연속 30만명을 밑돌았다. 이는 1970년 이후 가장 오랫동안 30만명을 하회한 것이다.
중국 무역지표도 반등에 성공하며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전날 발표된 중국 11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0.1% 증가하며 5% 감소할 것이라는 시장 예상치를 크게 뛰어넘었다. 특히 석탄과 철광석 등 원자재 수요 증가로 수입이 6.7% 늘었다. 이는 1.3% 감소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다른 양상이었다. 원자재 수요 증가는 그만큼 중국 산업 활동이 활발해 지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실제 글로벌 경기 회복 조짐이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나타나고 있다. 8일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상승 마감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내년 1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1.07달러(2.2%) 오른 배럴당 50.84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또 산업 원자재인 구리 선물 가격은 7일(이하 현지 시각) 뉴욕 상품 거래소(COMEX)에서 1파운드당 264.65로 지난달 7일 파운드당 230.95달러에서 14.5% 증가했다. 같은 날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아연 현물은 톤당 2740달러로 지난달 7일 2468달러보다 11% 상승했다. 니켈 역시 같은 기간 5.6% 오른 톤당 1만155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이 같은 상황은 국내 증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시장에 유동성이 풀린 상태에서 미국과 중국 경기가 살아나면 무역의존도가 높은 국내 경기도 덩달아 힘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 경우 수출 비중이 높은 국내 상장사의 실적 회복에 도움이 된다. 다만 투자자들은 글로벌 경제 회복 움직임이 지속하고 있는지 여부는 확인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