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산업 자금조달 다변화 나서야
발전 규모 증가에도 금액 규모는 오히려 줄어…“수익 개선 노력 필요”
태양광산업 수익개선을 위해 자금조달의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저유가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태양광 발전 규모는 점점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 규모는 오히려 줄어들 것으로 추정돼 수익 개선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태양광 산업은 파리협약에 의한 배출가스 규제가 개발도상국에도 적용됨에 따라 2025년까지 147GW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중국·미국 외에도 동남아시아와 인도,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등의 국가의 태양광발전 시스템 설치 증가로 2025년까지 연평균 10.5%씩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발전규모에 비해 금액기준 규모는 감소 추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야노경제연구소 전망에 따르면 2025년 태양광 시장 규모는 782억 달러로 예상된다. 이는 2015년 대비 417억 달러 줄어든 규모다. 사용량 증가에도 불구, 시장 규모가 줄어드는 원인은 모듈 가격하락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 전망에선 2025년까지 연평균 4.2%씩 가격이 떨어진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세계 태양광 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은 최근 규모의 경제를 통해 태양광산업 비용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로 인해 수요 증가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건설단가 하락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태양광산업은 신생산업에 속한다. 표준화된 시장기준이 없어 혁신수준이 높은 소수업체의 수익독식으로 혁신수준이 낮은 경쟁업체의 수익률 상승은 제한적인 편이다.
국내 업체의 경우 좁은 내수시장으로 인해 양산화 등 사업 참여기회가 적어 설계나 관리역량 축적 등에 한계가 있다. 이러한 악순환 고리가 태양광 산업의 수익창출을 저해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시장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해외 시장 진출, 자금조달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정재호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협소한 국내시장 탈피와 중국 저가제품과의 가격경쟁 회피를 위해 해외시장 다운스트림(Downstream) 진출 전략을 통해 수익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밝혔다.
태양광 다운스트림은 기본 제품들을 바탕으로 발전소 설계와 건설, 운영 등을 맡는 사업이다. 최소 7%에서 최대 20%의 수익을 발전소 운영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창출할 수 있다. IT기술에 강점을 보이는 국내기업들의 경우, 선진화된 기술로 태양광발전소 운영 및 보수 부문에서 경쟁우위 확보가 가능하다.
이미 국내 태양광업체들은 지난해 이후 해외 태양광 발전소 개발을 확대하고 있다. 한화큐셀의 올해 해외발전 규모는 448MW, OCI의 발전규모는 450MW로 중국기업 대비 규모의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다. 에스에너지는 해외 발전소 건설 뿐만 아니라 지난 2014년 자회사인 에스파워를 설립해 본격적인 O&M 부문 진출을 준비 중이다.
자금조달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과거 대출에만 국한됐던 자금조달 방식은 태양광 산업의 지속적인 성장과 저금리 상황의 지속으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주식 등 다양한 수단으로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미국, 중국 등 선진국에 비해 초기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PF는 프로젝트의 수익성을 보고 자금을 조달하는 금융기법이다. 이 때 자금을 투자 받은 사업자는 수익성이 높은 사업에 투자한 뒤 이후 나오는 이익으로 부채를 상환한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OCI가 PF를 통해 태양광 발전소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에 450MW 규모 알라모 발전소를 운영함으로써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현재 태양광 발전 수요는 계속 증가할 전망이다. 다만 진입장벽이 낮아 경쟁업체가 늘어나고 있어 수익을 올리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실제 OCI는 지난해말 멕시코 로스산토스(Los Santos) 프로젝트를 따낸 이후 1년 가까이 신규 수주를 성사시키지 못하고 있다.
또 다른 방식으로 그린본드가 있지만 국내에서는 2013년 수출입은행이 국내 최초로 5억 달러 규모를 발행한 이후 추가발행은 없었다. 그린본드는 환경친화적 프로젝트에 투자할 자금 마련을 목적으로 발행하는 채권이다. 국제공인기관의 녹색인증이 요구되는 등 까다로운 조건이 수반돼 채권발행이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태양광산업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선 자금조달 다변화가 필수라고 말한다.
관련해서 최근에는 일드코(YieldCo)방식이 눈에 띄고 있다. 일드코는 자산을 바탕으로 주식을 발행해 수익 대부분을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금융 상품을 의미한다. 즉 투자자에게 안정적인 배당을 제공하는 금융상품이다. 뉴욕이나 홍콩에 상장할 경우 자본을 보다 효과적으로 조달할 수 있다.
풍력과 태양광 등으로 생산하는 신재생에너지는 연료비가 들지 않아 화석연료를 이용한 발전소 대비 운영비용이 낮다. 또 전력계약을 통해 장기간 안정적 수익을 보장받는다. 실제 미국과 중국 등에서는 신재생에너지 시장에서 일드코를 통한 자금조달이 확산되고 있다.
정재호 수석연구원은 “금융시장을 이용한 태양광 발전사업 개발을 통해 자본비용을 최소화함으로써 태양광 사업 수익을 극대화 해야 한다”며 “태양광 업체들은 최근 정부에서 추진 중인 전력시장 변화와 관련된 신사업 모델도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