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보고서]⑭ SK, 자회사 부진 탓에 실적 하락

수익성 지표도 동반 하락…유동 부채 줄어 드는 등 재무 상태는 개선

2016-12-03     최형균 기자
SK는 3분기에 실적에서는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SK이노베이션 등 자회사 실적이 부진한 탓이다. 수익성 지표도 지주사 전환 초기와 비교하면 뒷걸음질쳤다. 다만 유동부채는 줄고 유동자산은 늘어나는 등 재무구조가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 자회사 실적 부진에 수익성 지표 하락


지난해 8월 SK주식회사(이하 SK)와 SK C&S의 합병이 이뤄졌다. 이를 통해 SK는 완벽한 지주회사로 전환했다. 하지만 SK는 합병 이후 꽃길만 걷지 못했다. SK는 합병 초기와 비교해 매출 규모가 줄어든 까닭이다. SK는 3분기에 매출 20조64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분기(21조1293억원) 대비 5.3% 하락한 수치다. SK는 합병 이후인 지난해 4분기 매출이 22조8957억원으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했다. 하지만 매출이 올해 들어 1분기 20조6740억원, 2분기 21조1293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22조원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계열사와 자체사업 실적 부진이 매출 감소의 원인이었다.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네트웍스는 SK 주요 계열사다. 이들 계열사들은 지난해 SK 매출에서 차지한 비중이 73.8%에 이른다. 하지만 이들 4개 계열사의 올해 3분기 매출은 18조3956억원으로 전분기 19조2051억원 대비 4.2%(8095억원) 떨어졌다. 여기에 SK 자체사업도 실적부진을 보였다. SK는 지주사업 및 IT서비스를 자체사업으로 지닌다. 자체사업 매출은 1분기 1조1185억원을 냈지만 3분기들어 6618억원으로 하락했다.

매출뿐만 아니라 영업이익도 감소했다. SK 3분기 영업이익은 9176억원으로 전분기 영업이익 1조6848억원에서 45.5% 하락했다. 특히 올해 상반기까지 영업이익 기여도가 높았던 SK이노베이션의 영업이익이 크게 줄어든 영향이 컸다. SK이노베이션 3분기 영업이익은 4149억원으로 전분기 1조1195억원 대비 62.9%이 감소했다. 다만 SK텔레콤과 SK네트웍스가 3분기 영업이익에서 전분기 대비 각각 10.7%, 4.16% 늘어난 것이 SK 3분기 영업이익 감소폭을 줄였다.

매출 대비 영업이익 감소폭이 큰 탓에 수익성 지표도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SK 올해 3분기 영업이익률은 4.57%로 나타났다. 영업이익률은 올해 1분기 7.32%, 2분기 7.97%로 고공행진을 하다가 3분기들어 다시 감소한 것이다. 영업이익률은 매출 대비 영업이익으로 계산한다. 영업이익은 매출액에서 매출원가 및 영업비를 공제한 수치다. 영업이익률이 높으면 영업활동을 수익성 있게 진행했다는 의미다. SK 자체 사업도 3분기 영업이익이 줄면서 영업이익률은 1분기 57.64%에서 14.44%로 꼬꾸라졌다.

◇ 유동자산 늘고 유동부채 줄어

다만 3분기에 부정적 요소만 늘어난 것은 아니다. 유동자산은 올해 3분기말 기준 31조794억원이다. 지난해말 대비 1조3143억원 늘어났다. 유동자산은 1년 이내 현금화가 가능한 자산이다. 유동자산이 많을수록 위기 시 대처능력이 높아진다. 같은 기간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8897억원 늘며 유동자산이 늘어나는 데 큰 기여를 했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기업 현금흐름을 원활히 하는 데 도움을 준다.

유동자산뿐만 아니라 비유동자산도 늘었다. 3분기 비유동자산은 67조8383억원으로 지난해말 대비 9697억원 증가했다. 이 중 무형자산 7838억원이 늘었는데 4월 취득한 주파수이용권이 무형자산 증가에 가장 큰 기여를 했다. SK의 자회사인 SK텔레콤은 올해 4월 29일 주파수 경매로 2.6GHz 대역 주파수 이용권을 획득했다. 이에 SK가 지닌 주파수이용권 가치는 올해초 1조1035억원에서 2조1377억원으로 늘었다.

자본은 지난해말 4조772억원에서 3분기 41조4748억원으로 증가했다. 비지배지분과 이익잉여금 증가폭이 컸다. 같은 기간 비지배지분이 27조5107억원에서 28조5575억원, 이익잉여금은 7조8017억원에서 8조4645억원으로 늘었다. 비지배지분은 8월 SK이노베이션이 자회사인 SK종합화학의 해외지사 지분을 인수하는 등의 행보로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이익잉여금은 영업활동을 통해 발생한 이익이다.

3분기 부채는 57조4430억원으로 지난해말 56조5565억원 대비 늘었다. 비유동부채가 지난해말 30조6372억원에서 32조3772억원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비유동부채 중 장기미지급금이 3조346억원에서 3조8239억원으로 증가했다. SK해운의 미상환 선가액 등이 같은 기간 1000억원 가량 늘면서 장기미지급금 증가를 이끌었다.

다만 1년 이하 만기 유동부채는 줄었다. 유동부채는 3분기 25조657억원으로 지난해말 25조9193억원 대비 8536억원 감소했다. 지급기한 1년 이하 단기차입금이 같은 기간 2조7267억원에서 2조2006억원으로 줄어든 점이 주목할 부분이다.

◇ 투자활동 늘었지만 재무활동으로 인한 현금 유출은 줄어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올해 3분기말 기준 6조241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조4806억원 대비 늘었다. 당기 순이익을 통한 현금 유입은 지난해 5조3747억원에서 2조6560억원으로 줄고 법인세 납부로 유출된 현금이 지난해 4685억원에서 올해 3분기 1조1491억원으로 늘어나는 등 현금 유출 요인이 많았다. 하지만 유무형 자산의 처분과 평가손실 등이 포함된 비현금항목조정이 지난해 같은 기간 -3조90885억원에서 이번 분기 5조6394억원으로 늘면서 전체적인 현금흐름이 증가했다.

3분기말 투자활동으로 현금 4조9131억원이 유출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7조7118억원 현금유입에서 유출로 전환된 것이다. 단기 금융상품 매입에 1조1346억원이 나갔고 토지 및 공장 등 유형자산 취득에 3조1349억원의 현금이 유출된 영향이 컸다. 더불어 연결범위변동으로 인한 현금의 순증감 계정에서 지난해 3분기 합병으로 인해 8조3226억원 현금 유입이 있었지만 올해에는 합병으로 인한 현금 유입 효과가 사라지면서 4015억원 현금 유출이 발생했다.

재무활동으로 인한 현금유출은 지난해 3분기말 기준 1조7678억원이었지만 올해에는 2468억원으로 유출 규모가 줄었다. 유동성장기부채의 상환에 3조4497억원이 유출됐지만 사채 및 차입금이 지난해 같은 기간 7760억원에서 4조4166억원으로 증가하면서 현금유입이 늘었다. 유동성장기부채는 장기부채 중 결산일로부터 1년 이내에 상환기간이 도래하는 부채를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