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금리 대출’ 내세운 인터넷은행

대출심사‧예금자보호‧개인정보 보안 헛점 없어야

2016-12-02     변소인 기자

 

인터넷전문은행이 ‘중금리 대출’을 내세우며 내년 개점을 기다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신용등급 4~6등급의 중신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타겟팅이 성공할 것으로 점치면서도 우려의 시각도 만만찮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11월 K뱅크 컨소시엄과 카카오뱅크 컨소시엄에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내줬다. K뱅크는 지난 9월 30일 본인가 신청서를 제출하고 심사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카카오뱅크도 연내에 본인가 신청을 하기 위해 막바지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

이들 은행은 기존 은행과의 차별화 전략으로 ‘중금리 대출’을 택했다. 소상공인, 청년 등 신용등급이 낮은 중신용자에게 10% 대의 합리적인 중금리 대출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금리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을 구제해 연 2조원의 이자부담 경감 효과를 낳겠다는 방침이다.

K뱅크 준비법인 측은 “대출을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신용등급이 떨어져 갚을 능력이 되는데도 다시 대출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K뱅크 주주사인 KT, 비씨카드 등을 활용해 통신비 연체료가 있는지 등을 확인해 신용등급을 세분화한 뒤 신용을 평가하는 새로운 모형을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중 은행에 대해서는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좋은 금리 혜택을 선보이면 시중 은행 분위기도 좋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카카오 뱅크 측은 “중금리 시장의 경우 저축은행들이 많이 무너지면서 비어있는 시장이다. 저축은행을 이용하던 금융 소비자들 중에 갈 곳을 잃은 경우가 많다”며 “그런 측면을 고려했을 때 중금리 대출은 인터넷전문은행이 신모델로 가져갈 수 있는 좋은 영역”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인터넷전문은행의 타겟팅에 동의했다. 이준서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여러 가지 현 상황을 봤을 때 중금리 타겟팅은 몇 번이고 옳다. 기존 은행도 포화상태인데 비슷한 경쟁으로 가면 승산이 없다. 고객을 세분화 한다는 측면에서 인터넷전문은행이 기존 은행과 차별화 할 수 있는 좋은 분야”라고 설명했다.

다만 운용 측면에서 중금리 대출 이익이 많이 날 것인지, 예금자 보호에서 안전한 측면인지는 고려해야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해외에서 실패한 인터넷전문은행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대출 심사에 체계화되고 정교화된 기준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비영리민간단체는 중금리 대출이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위한 구실 만들기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대출 금리가 낮아져야 한다는 것은 알겠다. 그러나 인터넷전문은행을 통해 해소할 필요는 없다”며 “이자제한법이나 대부업 최고금리 인하 등을 통해 기존 금융권을 대상으로 해결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인터넷전문은행이 개인신용정보에 대한 안전장치를 마련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개인정보가 산업으로 무제한 유통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