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저축은행 성장세에 콧방귀
1금융권 죄자 2금융권으로 대출 수요 몰려…"불확실성 커져 리스크 관리 필수"
2016-11-28 장가희 기자
저축은행이 높은 수신금리로 공격적으로 예금 고객을 모집하면서 시중은행을 위협할 수도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일반 고객이 저축은행에서 대출 받으면 신용등급이 하락할 수 있어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가계부채 증가로 리스크 관리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저축은행 79곳은 1~9월 순이익 7645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96억원(71.8%) 늘었다. 대손충당금전입액이 1427억원 증가했지만 이자이익이 4838억원 늘면서 이익이 커졌다.
총 자산은 49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보다 6조원(13.7%)늘어난 금액이다. 연체율은 6.9%로 지난해 말 대비 2.3%포인트 낮아졌다. 특히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6.2%를 기록해 지난해 말보다 3.5%포인트 개선됐다.
정부가 은행권 가계대출을 제한한 것이 저축은행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은행권 여신 창구를 막자 대출 수요가 저축은행으로 몰린 풍선효과 덕분이다. 정부는 지난 2월 이후 1금융권에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적용하고 8.25대책과 후속 대책을 내놓는 등 대출 총량 관리에 돌입했다.1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지 못한 고객이 2금융권으로 옮겨간 것으로 풀이된다.
저축은행은 수신금리도 올려 고객들을 끌어 모았다. 저축은행은 연말 시중은행이 내놓은 특판보다 2~3% 높은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저축은행이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지만 시중은행을 위협할 정도는 아니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에서 대출 받으면 신용등급이 하락할 수 있다 신용등급이 떨어지면 대출금리가 올라가 금리 부담이 커진다.
1금융권이 중도금 집단대출을 엄격하게 심사하자 제2금융권을 통해 집단대출이 성사되는 경우가 늘었다. 이탓에 고객들은 계약 당시 예상치 못했던 신용등급 하락을 경험했다.
반면 시중은행들은 4년6개월만에 최대 규모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저금리지만 가계대출이 증가한 영향이 컸다. 28일 금감원에 따르면 국내 은행 3분기 당기순이익은 3조2000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조9000억원 늘었다. 시중은행들은 정부가 8.25 대책 등으로 가계대출을 조이자 금리를 높이는 방식으로 이자 수익을 늘렸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 성장세가 가파르지만 아직까지 시중은행 규모에는 미치지 못해 위기감을 느낄 정도는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