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예산안 분석]④부모교육 사업 매뉴얼에 목매나
개발비에 예산 1/3 배정 …중첩 내용 줄이고 전문성 높여야
여가부에 따르면 부모역량강화 사업비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12억5000만원은 부모교육 매뉴얼 및 콘텐츠 개발에 쓰이도록 책정돼 있다.
지난 15일 열린 예산결산특별소위원회에서 오제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미 보건복지부의 중앙육아종합지원센터와 교육부의 전국학부모지원센터에서 만든 부모교육 자료가 있다”며 “새롭게 할 필요 없이 기존의 것을 활용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예산안 예비심사에서 매뉴얼 및 콘텐츠 개발 부분 4억5000만원, 홍보 및 사업관리 부분에서 3억5000만원의 예산 삭감 의견을 냈다.
부모교육은 부모의 역할, 자녀 이해 및 양육방법, 가족갈등 해소방법 등에 대해 배우는 것을 말한다. 가족관계를 증진하고 안전한 아동 양육을 도모하는 것이 목표다. 나아가 결혼‧출산․양육의 행복을 일깨워줌으로써 긍정적인 결혼‧자녀․가족 가치관 형성을 기대할 수 있다.
여성가족부 박정식 사무관은 “지난 3월 이뤄진 부모교육 활성화 방안의 일환으로 신규 사업을 추진하고 내년도 예산안을 편성한 것”이라며 “아동학대를 줄이기 위해 고심한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부모역량강화 사업의 핵심인 ‘부모교육’은 이미 보건복지부와 교육부 등 산하기관과 민간기관에서도 이뤄지고 있어 중첩될 우려가 컸다. 이에 여가부는 기존 부모교육이 다루지 못한 취약 가정에 대한 맞춤형 부모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 사무관은 “기존 부모교육은 매뉴얼과 콘텐츠를 개별적으로 만들거나 활용하는 경우가 많았고, 이번에 기존 매뉴얼과 콘텐츠를 체계적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생애주기별, 가족 유형별로 필요한 부모교육 내용이 다르기 때문에 23종의 콘텐츠를 생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른 사업과 중복될 우려에 대해서는 “기존의 것을 최대한 활용해서 업그레이드 하고, 빈 부분들을 채워나가는 방향으로 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지 않는 이상 기존 부모교육의 확장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여가위의 입장이다. 여성가족위원장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측은 “부모교육은 전체적으로 보편화하는 것이 옳은 방향”이라며 “취약 가정 위주로 이뤄지다보면 일반 가족들이 꺼리게 되고, 오히려 접근도가 떨어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여가부는 가족유형별로 예비부모, 일반, 한부모, 조손, 재혼, 다문화, 가정폭력·아동학대, 이혼위기 가족 8분류로 나눠 매뉴얼과 콘텐츠를 개발할 방침인데 장애인 가족, 성폭력 가족, 일부 자녀 사망 가족 등에 대해서는 다루지 못하는 한계를 안고 있다.
부모교육 전문강사 양성 과정의 경우 기존 부모교육 강사를 대상으로 2박 3일간 연수를 하는 것이 전부다. 여가부는 기존 경력자들을 대상으로 한 보수교육 차원이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예산정책처는 단기교육으로는 추가적인 전문성을 제고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