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N 3색 전략]① 물량공세 나서는 넥슨
모바일·PC 아우르는 다양한 신작 선보여…모바일게임 회사로의 변신 꾀해
2016-11-23 원태영 기자
넥슨(Nexon), 넷마블(Netmarble), 엔씨소프트(Ncsoft) 등 이른바 게임업계 ‘빅3’로 불리는 이들 업체들은 공교롭게도 모두 영문자 ‘N’으로 시작한다. 이에 업계에서는 보통 ‘3N’이라는 표현을 많이 사용한다. 이들 3N은 한국 대표 게임업체들로, 국내 게임 시장을 이끌어 가고 있다. 특히 올해 하반기부터는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격돌을 앞두고 있다. 3사의 전략을 3회에 걸쳐 분석한다. [편집자주]
넥슨은 명실상부한 국내 1위 게임업체다. 특히 그동안 PC 온라인게임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지난 여름 ‘오너 리스크’, ‘서든어택2 조기종료’ 등 악재를 겪으면서 힘든 시간을 보냈다. 여기에 모바일게임 시장 진출이라는 새로운 도전도 앞두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넥슨의 향후 전략은 ‘물량공세’로 압축할 수 있다. 다양한 종류의 신작들로 유저들을 사로잡겠단 계획이다.
넥슨은 지난해 연간 매출 1조8086억원, 영업이익 5921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은 이미 1조5286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출시한 신작 모바일게임들이 선전하고 있어 연 매출 2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연매출 2조원을 달성하게 되면 국내 게임업계 사상 최초가 된다.
넥슨에게 있어 올 한해는 중요한 시기다. 모바일게임 회사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기 때문이다. 넥슨은 그동안 PC 온라인게임 회사의 대표주자였다. ‘바람의나라’를 시작으로 ‘카트라이더’, ‘메이플스토리’, ‘마비노기’ 등 수많은 인기 온라인게임을 배출했다.
그러나 2012년 스마트폰이 보급되기 시작하면서 게임 시장의 주류로 편승한 모바일게임 시장에는 성공적으로 적응하지 못했다. 기존 PC 온라인게임 성공에 도취됐던 탓일까. 모바일게임 시장에선 저력을 보이지 못했다. 그러다 지난해 11월 모바일 역할수행게임(RPG) ‘히트’를 흥행시키며 어느정도 체면치레를 하게 된다.
하지만 히트 성공 이후 ‘도미네이션즈’, ‘슈퍼판타지워’, ‘메달마스터즈’ 등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출시했지만 큰 재미를 보지 못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넥슨은 기존 인기 온라인게임 지적재산권(IP)을 이용한 모바일게임 개발에 주목, 올해 하반기 부터는 인기 IP를 이용한 모바일게임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넥슨은 지난달 서울 서초동 넥슨아레나에서 ‘넥슨 모바일데이’ 행사를 개최하고 모바일 게임 출시 계획을 발표했다. ‘메이플스토리M’을 포함한 3종의 모바일 게임 출시 계획과 함께 신작 게임 ‘탱고파이브:더 라스트 댄스’ 등 4종의 모바일 게임에 대해 비공개 베타테스트(CBT) 계획도 밝혔다. 모바일게임 출시를 동시에 7종이나 준비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모바일게임에 집중하겠다는 넥슨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모바일게임 7종 중 지난 10월 정식 출시된 ‘메이플스토리M’은 출시 2주 만에 누적 다운로드 200만 건을 돌파하는 등 유저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지난 20일 폐막한 ‘지스타 2016’에서도 넥슨은 물량공세 전략을 펼쳤다. 역대 최대 규모인 400부스를 차리고 신작 35종을 선보인 것이다.
특히 올해 지스타 메인 슬로건을 넥슨 창립 초기 슬로건인 ‘ 라이프 비욘드(Life Beyond)’로 정하는 등 게임회사로서의 기본으로 돌아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넥슨은 이번 지스타에서 물량공세뿐만 아니라 다양성도 함께 보여줬다. 모바일게임과 PC 온라인게임을 두루 선보이며, 유저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넥슨은 지스타에서 모바일게임 28종(자체개발 16종·퍼블리싱 12종), PC 온라인게임 7종(자체개발 2종·퍼블리싱 5종)을 출품했다. 최대 부스라는 규모에 걸맞게 넥슨 부스는 지스타 기간동안 문전성시를 이뤘다. PC 온라인게임 중에서는 온라인 RPG ‘페리아 연대기’, 온라인 레이싱게임 ‘니드포스피드 엣지’가 관객들의 큰 호응을 받았다. 모바일게임 가운데는 ‘던전앤파이터:혼’, ‘진삼국무쌍:언리쉬드’ 등이 큰 인기를 끌었다.
장르적 다양성도 돋보였다. RPG 장르뿐 아니라, 건슈팅 액션, 경영 시뮬레이션, 전술슈팅, 장르 등 다양한 장르의 게임들이 관람객을 맞이했다.
전문가들은 넥슨의 물량공세 전략이 어느정도 유효했다고 말한다. 특히 이번 지스타에서 그동안 공개하지 않았던 미공개 신작들을 대거 선보이며, 유저들 관심잡기에 성공했다는 평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다작에 따른 게임질 저하에 대한 우려도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여러 게임을 동시에 준비하다 보면, 역량이 분산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시장에서 승부를 볼 한가지 게임에 집중하는 편이 더 좋을 때도 많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넥슨의 향후 성공에 대해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미 출시된 메이플스토리M을 비롯해 인기 IP 던전앤파이터를 이용한 모바일게임 던전앤파이터:혼, 유저들의 큰 관심을 받아온 ‘야생의땅:듀랑고’, ‘테일즈위버M’ 등 굵직굵직한 게임들이 출시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PC게임인 니드포스피드 엣지 역시 이번 지스타에서 큰 인기를 끌며 기대작으로 급부상한 상황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이번 넥슨의 물량공세 전략은 단순히 게임 숫자만 많은 것이 아니라 여러 장르를 동시에 선보인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며 “다만 출시전까지 얼마나 유저들의 피드백을 잘 수용하느냐가 성공의 갈림길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