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 대책에도 컨테이너 주택 인기
시공비 싸고 공사기간 짧아 비수기 없어…“단열은 걱정”
전국 아파트 시장이 11.3 부동산 대책 여파로 4주 연속 얼어붙은 가운데 컨테이너 주택이 인기다. 건축비가 적게 들어 경기를 타지 않는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컨테이너 주택은 공사 기간이 짧고, 건물 등록절차가 간단하다. 전문가 다수는 향후 5년간 컨테이너 주택시장이 커질 것이라 내다본다. 단열에 취약하다는 우려도 있지만 현재 기술로 보완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22일 전국 아파트값 오름폭이 4주 연속 줄어들고 있다. 17일 한국감정원은 전국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14일 기준) 상승폭이 지난주보다 축소(0.05%→0.04%)됐다고 밝혔다. 11.3 부동산 대책이 나온 이래 관망세가 유지되고 있다.
이 와중에 컨테이너 주택이 인기다. 컨테이너 주택이란 국제표준(IS, International Standard) 인증을 받은 컨테이너를 개조해 지은 집이다. 시공업체 관계자는 “컨테이너 주택은 빨리 지을 수 있어 수시로 문의 전화가 온다. 11.3 대책 영향도 없다. 신고 절차도 간편하다. 아파트처럼 건축허가를 받지 않아도 되고, 완공 뒤 주민센터에 신고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
컨테이너 주택은 40여일 만에 지을 수 있고 가격 경쟁력도 있다. 시공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공사비는 평균 150만~180만원(3.3㎡당)이다. 공장에서 미리 작업한 건축자재들을 조립해 만든 조립식주택이 230만~250만원(3.3㎡당)인 것과 비교해도 싸다. 서울시 노원구에 사는 주부 이순자(60)씨는 “남편이 퇴직하면 경기도 양평으로 이사하려고 컨테이너 주택을 샀다. 아파트보다 가격이 많이 싸고, 내부 인터리어가 단순해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건축물을 통째로 옮길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지대규 컨테이너하우스 저자는 "토지 사용 계약 기간이 끝나면 주택을 다른 곳으로 옮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도 컨테이너 주택시장에 대해 낙관적이다.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이 공개한 ‘모듈러건축기술개발 및 실증연구기획(2013.11)’을 보면 조립식 건축시장(컨테이너 주택 포함)은 2010년 427억원에서 2020년 1조7000억~3조 4000억원으로 커진다고 내다봤다. 보고서는 1, 2인 가구 증가와 도시형 생활주택 보급을 이유로 꼽았다.
유럽에서도 컨테이너 주택이 인기다. 위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은 10년 전 이미 조립식 건축 시장규모가 4조2000억원(2007년 기준)이었다. 최근 10년간은 주거용뿐 아니라 상업용으로도 공급됐다. 맥도날드·테스코 같은 체인점과 일반사무실이 들어서면서 매년 10% 이상 성장세다.
주거용에서 상업용까지 뻗어가긴 했지만 보완점도 있다. 단열에 취약하다. 대전에 사는 황주윤(29)씨는 “컨테이너 주택이 뜨고 있다지만 여름에는 열 받아서 엄청 뜨거울까 고민이고, 겨울에는 컨테이너가 내부와 온도차가 심해 결로현상이 생길까 걱정 된다”면서 “컨테이너 외부에 목재로 단열작업을 한 번 더 하는 방법이 있긴 하지만 그렇게 하면 추가 비용이 발생해 부담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단독주택 전문 시공업체 관계자는 “외부와 지붕 단열 작업하면 비용이 크게 늘어난다”면서도 “일반적으로 컨테이너 주택을 지을 때 우레탄보드(건축용 단열재)를 이용해 내부 단열작업만 한다. 외부단열작업을 따로 하지 않아도 입주민 불만이 크게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