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보고서]⑥ 네이버, 자회사 늘려 콘텐츠 공룡으로

3개월간 자회사 6개 새로 설립…유상증자로 재무구조 개선

2016-11-20     배동주 기자
네이버가 국내 최대 포털 사이트를 넘어 콘텐츠 공룡으로 변신하고 있다. 인터넷 검색 사이트 운영으로 출발한 네이버는 3분기 기준 연결대상 종속기업만 12개에 달한다. 온라인 정보제공사업을 넘어 시스템 개발과 운영, 모바일 서비스, 소프트웨어 개발과 유통 그리고 판매, 북미 지역 동영상 서비스까지 그야말로 광범위하다.  


14일 네이버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개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그동안 콘텐츠 확보 행보가 한눈에 들어온다. 연결 재무상태표에서 올해 초 4조3859억원이던 자산총계는 3분기말 5조9952억원으로 36.6% 늘었다. 네이버가 일본 내 모바일 광고서비스 제공업체 M.T. Burn Corporation 지분 50.49%를 인수한 것이 주효했다. 

M.T. Burn Corporation 사업 결합으로 현금 및 현금성 자산 5537억원을 확보한 네이버는 올해 들어 9월까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올해 초 8133억원에서 1조7372억원으로 늘렸다. 네이버는 또 소프트뱅크벤처스와 함께 콘텐츠 분야에 집중 투자하는 500억원 규모의 신규 펀드를 조성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네이버가 거느릴 기업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 분기 매출 1조원↑, 회사 설립 이래 처음

네이버가 콘텐츠 기업을 발굴 등 광범위한 콘텐츠 확보에 나서는 이유는 자사 플랫폼 내에서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해 소비자를 유입시키기 위해서다. 유입된 소비자는 네이버에 있는 광고에 노출되고, 네이버는 돈을 벌게 되는 구조다. 네이버는 콘텐츠 기업 풀이 늘어나 네이버의 자체 콘텐츠 생태계가 커질수록 광고 사업을 통해 수익을 키울 수 있는 여지도 늘어나게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 전략은 3분기 성공을 거두는 모양새다. 네이버 매출이 자회사 라인의 해외 상장을 바탕으로 한 국외 광고 매출 증가 덕에 회사 설립 이래 처음으로 분기 매출액 1조원을 넘어섰다. 3분기 매출은 1조13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8405억원보다 20.5%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822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27.6% 증가했다. 

올해 일본과 미국에 상장해 네이버 매출 확대 일등공신이 된 자회사 라인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536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133% 늘어났다. 네이버의 국외 시장 공략 기지로서 제대로 뿌리를 내린 셈이다. 콘텐츠 매출 2275억원 중 국내 매출은 271억윈으로 12%인 반면 해외 콘텐츠 매출은 2004억원으로 전체 88%를 차지했다. 

네이버는 이를 바탕으로 모바일 광고 매출 늘리기에 매진한다는 전략이다. 네이버 전체 매출의 95%를 차지한 광고 매출(7495억원)과 콘텐츠 매출(2275억원)이 대부분 모바일 기반으로 이뤄졌다. 특히 모바일 콘텐츠 매출은 2072억원을 기록하며 PC콘텐츠 매출 203억원의 10배 수준에 달했다. 이에 따라 최근 네이버는 검색광고와 디스플레이 광고 외에도 브랜드 콘텐츠를 늘리는 콘텐츠형 광고에 힘을 쏟고 있다. 

◇ 유상증자 통해 유동성 확보하고 빚 갚기

네이버는 3분기 영업활동 현금흐름으로 7541억원을 확보해 6033억원을 투자했다. 지난해보다 크게 늘어나지 않은 현금을 가지고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투자한 것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8014억원이었던 기말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3분기말 현재 1조7372억으로 9357억원 늘어났다.

답은 재무활동 현금흐름에 숨어 있다. 네이버는 종속기업 라인의 유상증자를 통해 1조3745억원 현금을 확보했다. 빌린 돈을 갚고 주주에게 배당금을 지급하고도 한참 남는다. 네이버는 라인 유상증자로 털어낸 재무부담을 바탕으로 단기 차입금 상황, 사채 상환 등에 지난해 155억원을 쓴 것과 달리 5700억원을 쏟아 부었다. 

국내 모바일 검색 점유율 75%를 넘는 네이버는 올해 3분기 차입금 감소를 통한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이제 본격적으로 해외 진출을 시작했다. 라인이 해외시장에서 점차 자리를 잡으면서 수익모델도 더 다양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