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보는 두산그룹주, 장기 전망 유효할까

성장 잠재력은 긍정적…재무구조 개선에 대한 의구심 해소는 필요해

2016-11-15     송준영 기자
두산그룹주가 3분기 실적 개선과 더불어 트럼프 수혜주로 꼽히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 사진=두산그룹

재무 악화로 신음하던 두산그룹주가 오랜만에 상승세를 타고 있다. 두산중공업과 두산밥캣 등 계열사 실적이 개선된 영향이 컸다. 또 두산 계열사들이 미국 인프라 투자 수혜주로 꼽히며 향후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다. 여기에 배당 매력까지 더해지면서 투자 심리를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재무구조에 대한 의구심이 여전하다는 점은 주가 상승을 제한할 요소로 분석된다.

두산중공업 주가는 이달 1일 종가 기준 주당 6980원에서 14일 종가 기준 9690원으로 보름새 38.8% 상승했다. 같은 기간 두산중공업은 8.7%, 두산엔진은 10.4% 올랐다. 두산그룹 지주사격 두산 역시 계열사 주가에 힘입어 11.1% 상승했다.  

실적 개선 덕이 컸다. 중간지주사 격인 두산중공업은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매출 3조592억원, 영업이익 1544억원, 당기순이익 74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5%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859% 급증했다. 당기순이익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두산중공업의 연결실적은 두산인프라코어, 두산건설, 두산엔진과 그 자회사들의 경영실적을 반영한 것으로 이들 호실적 영향이 컸다.

특히 두산인프라코어 실적이 두산그룹에 큰 기여를 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매출 1조3021억원, 영업이익 1058억원, 당기순이익 357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는 자회사 두산밥캣이 지난해보다 21.6% 증가한 1094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영향을 받았다.

이와 더불어 두산그룹주는 ‘트럼프 수혜주’로 각광받으면서 향후 성장성에 대한 기대가 주가에 반영됐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1조달러 규모 인프라 투자 공약을 내걸면서 관련 산업을 살리겠다는 생각을 내비쳤다. 이 경우 두산그룹의 주요 사업군인 건설, 중공업, 기계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전망이다. 특히 미국에 법인이 있는 두산밥캣은 미국 건설경기 호조와 트럼프 공약 중 하나인 법인세 인하 효과를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배당 매력도 두산그룹에 대한 투심을 회복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두산은 지난해 보통주 기준 주당 4550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이를 기준으로 현재 배당수익률은 4.09%로 추정된다. 올해는 연간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만큼 배당금 수준은 지난해보다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또 두산은 향후 3년간 매년 5% 이상의 자사주를 소각하는 계획을 밝힌 바 있어 주주가치 제고에 따른 주가 상승 기대도 존재한다.

 

다만 이러한 기대감에도 두산그룹주 주가 상승에 대한 부담은 존재한다. 두산그룹은 여전히 두산밥캣 등 일부 계열사 실적 의존도가 높고 대규모 차입금 상환이 남아있는 까닭이다. 김홍균 동부증권 연구원은 “두산인프라코어의 경우 추가적으로 회사채 등 차입금 상환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며 “내년 만기가 도래하는 총 1조1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및 영구채에 대한 처리 과정도 확인 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