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셔틀경영 재개하며 일본 경영 속도

경영능력 입증 통해 지배구조 개편 대비 포석

2016-11-01     한광범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5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경영쇄신안 발표와 검찰 수사 등에 관한 대국민 사과를 마친 뒤 기자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그는 기자회견 직후 일본으로 건너가 롯데홀딩스 이사회에서 재신임을 받았다. / 사진=뉴스1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검찰 수사 종료 후 다시 셔틀경영에 나서며 일본 롯데 경영에 공을 들이고 있다. 경영 능력 입증으로 지배력을 공고히 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신 회장은 지난달 25일 롯데홀딩스 정기 이사회 참석을 위해 건너간 뒤 일본에 체류 중이다. 그는 한동안 일본에 머물며 일본 롯데 경영 상황을 챙길 예정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지난해 롯데홀딩스 대표이사가 된 이후부터 꾸준히 일본에 다니며 일본 롯데 경영 상황을 챙겼다"며 "검찰 수사로 4개월가량 일본에 가지 못했기 때문에 챙길 상황이 많다"고 전했다.

 

신 회장에게 일본 롯데는 약한 고리였다. 한국 롯데와 달리 지배력이 강하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초까지 일본 롯데 경영을 전담하던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그룹에서 쫓겨난 이후에야 경영을 맡기 시작했다.

 

그로서는 일본 임직원들에게 경영능력을 보여줘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신 회장이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지속적인 우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 건 일본 롯데에 비해 매출 규모면에서 20배가량 커진 한국 롯데에서의 경영 성과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검찰 수사가 종료된 마당에 신 회장으로서는 향후 성과를 내야 한다는 숙제를 떠안게 됐다.

 

재계에선 한국 계열사와 일본 계열사 간 사업 합작을 예상하고 있다. 특히 일본 계열사 ㈜롯데는 지난해 12월 한국 계열사 롯데제과 지분 9.89%를 확보한 바 있다. ㈜롯데는 당시 지분 매입 목적에 대해 "향후 롯데제과와 제과 분야에서의 사업 협력을 강화해 시너지 효과를 제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롯데는 일본에서 제과업체로 인식되고 있다.

 

일본에서의 경영 능력 입증은 향후 예상되는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신 회장은 점진적으로 한국 롯데 지주회사격인 호텔롯데에 대한 일본 계열사의 현 지분율 99.3%를 50% 내외로 낮추려 하고 있다. 최종적으로 한국 롯데가 일본 롯데로부터 조금 더 자유로워지는 지배구조를 만들려 하고 있다.

 

아울러 경영권 분쟁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일본 롯데 지배구조 개편도 필수적이다. 현재로서는 신 전 부회장이 롯데홀딩스 최대주주인 광윤사의 대표이사 자격으로 일본 롯데를 흔드는 것을 막을 방도가 없다. 신 전 부회장은 종업원지주회 지분을 확보할 경우 경영권 탈환이 가능하다. 신 회장으로서는 결국 안정적 경영권 확보를 위해선 현재 종업원·임원 지주회 지지를 통해 확보한 지분을 보다 더 안정적으로 바꿔야 경영권 분쟁 종식이 가능하다.

 

더구나 검찰 수사 와중에 경영권 상실 위협설까지 제기됐던 신 회장으로서는 조속히 지배구조 개편에도 나서야 한다. 이 같은 지배구조 개편을 순조롭게 진행하기 위해선 임직원들의 지지가 필수적이다. 롯데홀딩스 임직원들의 경우 심지어 '지주회'를 통해 지분을 가진 주요 주주이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