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위례신사선 사업권 포기할 듯

사업 추진 공회전만 8년째…업계, 서울시 ‘밀어붙이기’를 문제로 지적

2016-10-27     노경은 기자

 

위례신사선 노선도

 

 

삼성물산이 위례신도시에서 신사역을 잇는 위례신사선 경전철 사업권을 포기한다는 이야기가 업계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내부적으로 인원감축을 통해 건설부문을 줄이고 있는데다 1조5000억원에 달하는 사업비에 비해 사업성도 크지 않다는 판단하고 있다는 것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서울시 위례신사선 사업에 참여하지 않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수년 간 검토하며 사업성이 부족하다고 결정한 사업을 이제와서 추진하기 쉽겠는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위례신사선 경전철 사업은 삼성물산이 지난 2008년 서울시에 회사가 사회간접자본에 투자하는 형태인 민간투자사업으로 최초 제안했다. 당초 삼성물산은 위례신도시에서 용산역까지 가는 라인을 계획했다. 그러나 용산역세권 개발계획이 무산되면서 해당 노선 추진은 수포로 돌아갔다.

이후 서울시는 위례신도시에서 가락시장역과 삼성역 등을 거쳐 신사역까지 가는 것으로 노선을 수정해 삼성물산에 사업추진 검토를 요청했다. 이 과정에서 서울시와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6월 위례신사선을 10개년 도시철도망구축계획 가운데 하나로 확정해 추진 가능성을 높였다. 서울시는 건설 계획의 경제적 타당성을 의미하는 비용 편익(B/C)을 조사한 결과 손익분기점 수준인 1.0이라는 점을 피력하기도 했다.

그러나 삼성물산은 자체적으로 사업성이 크지 않다고 판단해 사업 포기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운영과정에서 적자 일부를 시가 보전하는 방식이 아니라 사업자 측에서 고스란히 떠앉는 구조여서 이용객 저조나 유지비용 증가 등에 따른 위험부담이 크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어찌됐건 삼성물산이 실제 사업 추진을 포기하게 되면 서울시가 구축키로 계획한 도시철도망 노선의 상당수가 추진동력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우이신설경전철(우이동~신설동역)은 다음달 완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이었으나 지난 8월 민간사업자가 손실을 우려로 공사를 중단하면서 완공은 내년 하반기로 미뤄졌다. 동북선경전철(왕십리역~상계역)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던 경남기업이 법정관리에 들어간 이후 현재까지 기약없이 늦춰지고 있다. 면목선경전철(청량리역~면목역~신내역)은 2007년 포스코건설의 제안서가 점수미달로 탈락한 이후 사업 참여를 희망하는 업체가 없는 상황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서울시의 추진 취지는 좋지만 핵심은 요금이다. 공공요금을 높게 책정하기가 쉽지 않으니 사업성이 떨어지는데도, 서울시가 지난해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을 발표해놓은 게 있으니 여러 사업자 측에 압박을 가한다. 밀어붙인다고 갈 수 있는 사안이 아닌데 밀어붙이니 여러 사업자들이 부담을 갖고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런 사안은 시장이 바뀌거나 관할구역 국회의원이 바뀌면 노선이 변경될 가능성도 있다. 사업자에겐 여러 부담 요인이 많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위례신사선 경전철 사업이 수포로 돌아가면 위례 입주민이 가장 큰 피해와 불편을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신도시임에도 불구하고 교통망 확충이 더뎌 도심접근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그 동안 사업성 검토 차원에서 강남구 개포동, 세곡동 경유 등 노선변경만 수도 없이 시도하며 시간만 끌어왔다.

이에 대해 삼성물산 홍보팀 측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말하기 어렵다. 마지막까지 사업성을 검토중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