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포인트] 국내 시장이 주목해야 할 두 가지 포인트
유럽 양적완화 축소 움직임 주목…중국 정책 변화도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 커
국내 증시가 숨 고르기에 들어간 가운데 유럽과 중국 등 대외변수에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유럽에서 테이퍼링(양적완화의 점진적 축소) 우려가 아직 끝나지 않았고 유럽 내 부실 은행이 뇌관으로 바뀌고 있다. 여기에 중국이 한국으로 향하는 관광객을 규제하겠다는 방침을 세우면서 중국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다.
코스피가 26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코스피는 전날보다 6.80포인트(0.33%) 내린 2030.37로 거래가 시작된 뒤 낙폭을 키웠다. 외국인과 기관이 매도 물량을 쏟아내며 지수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코스닥 지수도 2.10포인트(0.33%) 내린 638.07로 출발한 뒤 우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국내 증시가 지난 2~3개월간 이어진 상승 흐름을 이어나가지 못하고 지지부진한 상태에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대외 변수가 국내 증시에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특히 투자자들은 유럽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유럽중앙은행(ECB) 마이너스 금리 도입과 채권 매입 정책으로 시장에 유동성을 풀어놓은 상태다. 하지만 유럽이 이러한 정책을 그만두고 소극적인 자세를 보인다면 글로벌 증시가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국내 증시도 영향을 받게 된다.
ECB는 당장 테이퍼링 정책 실행에 대한 언급은 피했으나 가능성은 열어뒀다. 지난 20일(현지 시각) ECB는 주요 금리를 모두 동결하고 필요한 경우 양적완화를 연장하겠다는 기존 방침을 재확인했다. 하지만 드라기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테이퍼링에 대해 논의하지 않았다”면서도 “정책 지원이 영원히 지속할 수는 없다”고 여지를 남겼다. 그는 또 더 이상 매입할 채권이 없을 경우 다른 방법을 강구하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유럽 내 은행의 부실 문제도 주시해야 한다. 유럽금융감독청(EBA)에 따르면 이탈리아 몬테 데이 파스키 디 시에나(MPS) 은행은 스트레스 상황에서 보통주 자본비율이 유럽 평균보다 4배가 많은 14.51%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예측됐다. 아일랜드 AIB은행 역시 평균보다 높게 보통주 자본비율이 감소할 것으로 측정 됐다. 이 외에도 유럽 은행 자본 건정성 위험은 도처에서 도사리고 있다. 유로존으로 묶여있는 상황에서 은행 하나가 무너지면 위기는 독처럼 퍼질 가능성이 크다.
중국도 국내 증시에 부정적인 변수가 되고 있다. 한국과 중국이 경제적으로 관련성이 높은 까닭에 유럽보다는 더 직접적으로 국내 증시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특히 두 나라는 정치적인 갈등이 경제적인 부분까지 번지는 양상이어서 리스크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 중국 정부가 유커(중국 관광객) 수를 줄이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25일 국내 중국 관련 주식이 일제히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26일 한국관광공사와 여행업계 등에 따르면 24일(현지 시각) 중국 국가여유국은 앞으로 6개월 동안 '불합리한 저가여행’을 중점적으로 관리·정비한다고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특히 상하이(上海) 등 일부 지역에서는 중국 정부가 여행사에 내년 4월까지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 관광객 수를 전년보다 20% 줄이라는 구두 지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중국의 이런 결정 배경에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 등 정치적인 요소도 포함돼 있다”며 “한국과 중국이 정치적으로 분위기가 좋아지지 않는 한 중국 관련 악재는 여기 저기서 튀어나올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