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켐, 태양광 부진 범용제품이 메운다
자회사 한화큐셀 부진에도 석유화학 호조로 3분기 실적 선방
상반기 한화케미칼 실적을 견인한 일등 공신이 태양광이었다면 하반기에는 석유화학이 이 자리를 차지할 전망이다. 태양광사업은 상반기 대비 실적 부진이 예상되지만 기존 석유화학사업이 이를 상쇄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석유화학제품 중 공급과잉으로 우려를 사던 범용제품들의 실적 개선 폭에 주목이 쏠린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3분기 한화케미칼은 매출 8800억원, 영업이익 1300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견줘 매출은 11.3% 가량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100% 이상 급증했다. 다만 전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8.1%, 영업이익은 14.2% 줄어들 전망이다.
한화케미칼은 올해 2분기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올렸다. 영업이익은 293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두 배 넘게 뛴 수치다. 태양광사업이 회사 최대 실적을 이끌었다. 한화케미칼에서 태양광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자회사 한화큐셀은 2분기 영업이익 943억원을 올렸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8450% 급증한 수치다.
당초 시장에서는 3분기 한화케미칼 영업이익이 상반기 대비 큰 폭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반기와 비교해 태양광사업의 업황이 악화된 탓이다.
일단 3, 4분기는 대표적인 태양광사업 비수기다. 게다가 한화큐셀이 미국 넥스트에라 에너지와 2014년 맺은 1.5GW 규모 모듈 공급 계약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업황 부진도 한몫했다. 중국발 공급과잉 우려에 한화큐셀 주력 제품인 태양광 셀과 모듈 가격은 2분기 이후 계속 떨어졌다.
하지만 태양광사업 부진이 3분기 한화케미칼 실적에 큰 타격을 입히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 석유화학사업의 실적이 상반기 대비 개선된 탓이다. 특히 공급과잉 품목으로 지목된 바 있는 폴리염화비닐(PVC)과 톨루엔 디소시아네이트(TDI) 마진 확대가 돋보인다.
2분기부터 시작된 PVC 가격 상승세는 3분기에도 이어지고 있다. 제품 가격이 오르는 반면 원재료 가격은 큰 변화가 없자, 7월 말 톤당 350달러 선에 머물던 PVC 스프레드는 10월 평균 500달러 수준까지 치솟았다.
스프레드 개선 바탕에는 역내 PVC 수급 불안정이 있다. 인도를 중심으로 한 PVC 수요가 지속 늘고 있지만 중국발 공급은 줄고 있다. 중국 업체들은 석탄으로 PVC 원재료를 생산하는데, 중국 정부가 올해 초부터 자국 석탄 사업에 구조조정을 걸었다. 석탄 가격이 연초대비 70% 넘게 오르자 중국 PVC 생산업체들이 설비 가동을 중단하고 있다. 연간 PVC 생산량 60만톤으로 국내에서 LG화학 다음인 한화케미칼은 이로 인한 수혜를 입고 있다.
한화케미칼이 생산하는 석유화학제품인 TDI 스프레드도 PVC와 비슷한 흐름을 보인다. 지난주 TDI 가격은 톤당 4495달러로 2분기 평균 2068달러에서 급등했다. 공급차질 여파가 결정적이었다. 2분기 일본 미쓰이화학과 프랑스 방코렉스(Vencorex)는 각각 11.7만톤, 12.5만톤 규모 TDI 생산설비를 폐쇄했다. 게다가 이번 달 말 독일 코베스트로(Covestro)도 30만톤 설비 가동을 중단했다.
황유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여러 요인들로 인해 공급과잉이 해소되자 PVC와 TDI 가격이 최근 급등했다”며 “특히 TDI 가격이 현 수준을 유지한다면 한화케미칼은 태양광 모듈 사업 이익 감소 폭을 만회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