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 "유커 줄여라"에 관련주 급락
한국 관광객 20% 줄일 방침…화장품, 면세점, 카지노주 동반 약세
중국 관련 소비재, 유통, 서비스 주식이 몸살을 앓고 있다. 중국 소비 시장 성장과 중국 관광객으로 수혜를 받았던 화장품주와 면세점·백화점주, 호텔·카지노주가 급락하고 있다. 이는 중국 정부가 국내로 들어오는 중국 관광객(遊客·유커) 수를 줄이겠다는 방침을 발표한 이후부터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악재가 한·중간 정치적인 영향을 받은 측면도 있다며 장기적으로 부정적일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하고 있다.
화장품 업종 대장주인 아모레퍼시픽이 급락하고 있다. 25일 아모레퍼시픽은 전날보다 5.91% 떨어진 채 거래를 시작했다. 장중에는 올해 들어 가장 큰 낙폭인 11.2%까지 떨어졌다. 이는 지난달 26일 가습기 살균제 물질이 아모레퍼시픽의 치약 제품에 쓰였다는 논란보다도 더 악재가 반영되는 모습이다. 이날 2시 40분 기준 아모레퍼시픽은 전날보다 7.12% 떨어진 채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각 다른 화장품주인 LG생활건강(-7.91%), 한국콜마(-6.54%), 토니모리(-8.71%) 에이블씨엔씨(-4.83%) 등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미국 화장품 원료 제조사인 잉글우드랩만이 기업공개로(IPO) 효과로 21.22% 상승하고 있다.
화장품주뿐만 아니라 면세점, 여행, 카지노 관련 주식도 떨어지고 있다. 면세점 사업자인 신세계와 호텔신라 주가는 이날 2시 40분 기준으로 전날보다 각각 6.02%, 6.13% 하락한 채 거래되고 있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역시 같은 시간 6.10%, 3.99% 급락세다. 중국인 관광객으로 기대를 모았던 카지노 업종인 파라다이스도 3.90%, GKL 5.70% 내림세다.
이 같은 폭락은 국내 관광을 제한하려는 중국 정부의 지침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25일 한국관광공사와 여행업계 등에 따르면 전날 중국 국가여유국은 앞으로 6개월 동안 '불합리한 저가여행’을 중점적으로 관리·정비한다고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특히 상하이(上海) 등 일부 지역에서는 중국 정부가 여행사에 내년 4월까지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 관광객 수를 전년보다 20% 줄이라는 구두 지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국내에 들어온 중국 관광객은 총 546만7782명이었다. 이들은 1인당 2391달러(약 272만원)를 쓰면서 중국 관련 소비재, 여행 서비스 등 업종의 주식 가치를 높였다. 중국 정부의 방침대로 중국 관광객이 20% 줄어들게 되면 3조원에 가까운 관광 수입이 사라진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중국의 이런 결정 배경에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 등 정치적인 요소도 포함돼 있다. 따라서 정치적으로 해결되지 않는 한 중국 관련 악재는 여기 저기서 튀어나올 수 있다”며 “다만 이 가운데서도 중국 영향을 덜 받는 종목은 차별화가 가능할 전망”이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