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가산금리 올려 서민 부담 늘었다

주택담보대출 평균 0.17%P 인상…서민 부담 늘고·소비 진작 효과 반감

2016-10-24     이준영 기자
초저 기준금리에도 은행들은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높였다. 서민들의 이자 부담이 늘었다. 소비 진작 효과도 없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사진=뉴스1

 

사상 초유의 초저금리 국면에서 은행들은 오히려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높였다. 서민들의 이자 부담이 늘었다. 소비 진작 효과도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졌다.

24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KB국민, 신한, 우리, KEB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9월 만기 10년 이상 분할상환식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는 2.77~3.17%였다. 지난 6월 2.66~2.82%보다 평균 0.17%포인트 올렸다. 우리은행의 지난달 분할상환방식 주택담보대출 평균금리는 연 3.17%에 달했다.

기준금리는 움직이지 않았는데 대출금리가 오른 것은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올렸기 때문이다. 가산금리는 6월 연 1.13~1.26%에서 9월 1.25~1.70%으로 올랐다. 은행들은 한국은행 기준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해 대출 금리를 정한다. 


한국은행은 지난 6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려 역대 초저금리인 1.25%를 유지하고 있다.

각 은행이 가산금리를 올리면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국민들의 이자 부담이 커졌다. 대출금리가 0.25% 오르면 연간 이자부담이 2조250억원 늘어난다. 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연간 이자부담이 8조원 늘어난다.

전문가들은 특히 저소득층의 상대적 부담이 커졌다고 밝혔다. 대출금리가 0.25% 오르면 평균소득이 2354만원인 소득 2분위의 연간 이자 부담은 2250억원 증가한다. 평균소득 862만원인 소득 1분위 이자부담은 750억원 늘어난다. 이는 지난 6월말 기준 가계대출 총액 1191조원을 기준으로 한 수치다. 이 가운데 805조3000억원(67.6%)이 변동금리에 의한 대출 규모로 추정된다.

국민들의 주택담보대출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소비를 줄일 가능성도 높아졌다. 지난 2분기 평균 소비성향은 70.9%로 역대 두번째로 낮았다. 소비 침체는 가계부채 증가율이 가계소득 증가율보다 컸기 때문이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금융국장은 "한국은행은 불경기다 보니 금리를 내려 투자 유인과 소비 진작 등을 시도했다. 그런데 은행 등이 예대마진 축소와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 가산 금리를 높였다"며 "은행 수익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이는 고스란히 대출 이용자 피해로 이어졌다. 특히 서민들의 부담은 더 크다"고 말했다.

한편 가산금리 인상으로 은행권의 이익은 늘었다. 신한·KB·하나금융지주와 우리은행의 지난 3분기 당기순익은 2조780억원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24.9%(4148억원) 늘었다. 가계대출 증가와 대출 금리 상승으로 이자이익이 늘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