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팍팍한 살림에…” 보험 해지환급금 역대 최대
올 상반기 14조7천억 돌파…지난해 상반기 대비 7000억원 증가
올해 보험사가 만기 전 보험 계약을 해지하는 고객에게 지급하는 해지환급금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장기간 이어지는 경기불황 속에 호주머니 사정이 팍팍해진 서민들이 보험료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계약을 해지하는 추세가 빨라지고 있다.
23일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의 월간 통계에 따르면, 25개 생명보험사와 16개 손해보험사가 올해 상반기 고객에게 지급한 해지 환급금은 14조7350억원에 이른다. 해지환급금은 만기가 다가오기 전에 가입자가 계약을 깨고 돌려받은 돈을 뜻한다.
이 중 생명보험사가 고객에게 지급한 해지환급금이 9조7401억원, 손해보험사의 장기보험에 대한 해지환급금이 4조9919억원이다.
지난해 상반기 해지환급금 집계치인 14조600억원(생명보험업계 9조900억원, 손해보험업계 4조9700억원)과 견줘 7000억원 가까이 불어났다.
지난해 보험사들이 지급한 해지환급금 규모가 역대 최대였기 때문에 이 추세가 계속된다면 올해 다시 새로운 최고치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생명보험사의 해지환급금은 2002년부터 2007년까지 연간 13조원 규모를 유지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 이 금액은 17조7800억원 수준으로 크게 증가했다.
2009∼2010년에는 환급금은 다시 13조원대 수준으로 복귀했다가, 2011년 14조9천500억원을 기록한 이후 증가세로 돌아섰다. 지속 증가한 환급금은 2014년 17조1천200억원까지 불어났다.
지난해에는 18조4천600억원으로 처음 18조원을 넘겨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업계는 올해 환급금이 19조원대를 넘길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한다.
손해보험사의 장기보험 해지환급금 규모도 연간 2조∼3조원 수준에 머물다가 2008년 이후 5조∼6조원대로 급증했다.
연도별로 장기보험 해지환급금 규모를 살펴보면 2011년 6조2500억원, 2012년 8조4700억원, 2014년 9조1200억원, 2015년 9조8900억원으로 2011년 이후 매년 최고 금액을 갱신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보험사의 총 계약 규모가 꾸준히 커지고 있으므로 해지환급금의 증가는 자연스러운 면이 있다"면서 "하지만 최근 들어 환급금 규모가 급증하는 것은 가입자들의 생활이 어려워진 영향이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