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절벽 여전…"저소득·저신용자 빚 부담 커져"

카드사·저축은행 고금리 관행으로 최대 실적…정부 중금리 대출 정책 실효성 낮아

2016-10-10     이준영 기자
은행권과 2금융권 사이의 대출 금리 차이가 여전히 컸다. 저축은행과 카드사가 고금리 관행을 지속하고 있다. 최근 2금융권 대출은 늘었다. 저소득·저신용자 대출 부담은 더 커졌다. 정부의 중금리 대출 정책도 실효성이 낮다. / 사진=뉴스1

 

은행권과 2금융권 사이의 대출 금리 차이가 여전히 컸다. 저축은행과 카드사가 고금리 관행을 지속하고 있다. 최근 가계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2금융권 대출이 늘었다. 저소득·저신용자 고금리 대출 부담은 더 커졌다. 정부의 중금리 대출 정책도 실효성이 낮다.

8월말 기준 은행권 가계 신용대출 금리는 평균 4.24%다. 9월 19일 기준 신용카드사의 카드론 대출금리는 13~16%다. 8월말 기준 저축은행의 가계 신용대출 금리는 평균 23.26%다. 은행, 카드론, 저축은행 사이 금리 절벽은 여전했다.

금리 절벽이 여전한 것은 카드사와 저축은행이 고금리 관행을 계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정부는 대부업법상 최고금리를 34.9%에서 27.9%로 낮췄다. 그러나 저축은행은 최고금리에 가까운 고금리 대출을 하고 있다.

머스트삼일저축은행, 세종저축은행, 스타저축은행, 조은저축은행, 공평저축은행, 인성저축은행은 대출 평균 금리가 27% 안팎이다. 자산 기준 업계 1~3위를 차지하는 저축은행도 평균 신용대출 금리가 20%를 넘는다. HK저축은행 26.71%, 공평저축은행 22.73%, OK저축은행 26.24%, SBI저축은행은 22.74%다.

10여개 저축은행은 신용등급이 높은 1~3등급자에게도 20%가 넘는 고금리를 적용했다. HK저축은행, 세종저축은행, 조은저축은행, 공평저축은행, 모아저축은행 현대저축은행, 웰컴저축은행, 고려저축은행, 예가람저축은행, 삼호저축은행, 대신저축은행 등이다.

반면 저축은행은 연 2%대 예금금리로 대출 재원을 마련한다. 79개 저축은행의 상반기 반기순이익은 4837억원으로 역대 가장 많았다. 지난해 상반기 2779억원 보다 42% 늘었다.

카드사 카드론 평균 대출금리도 여전히 은행권보다 10%포인트 이상 높다. 9월 기준 현대카드의 대출금리가 16%로 가장 높았다. 삼성카드 15.44%, 신한카드 14.75%, 하나카드 14.67%가 뒤를 이었다.

카드론 최고금리는 25.9%에 달했다. 카드사별 카드론 최고금리는 8월 기준 하나카드 25.9%, 현대카드 24.5%,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 24.3%였다. 삼성카드와 롯데카드 23.9%였다. 우리카드는 22.9%였다.

반면 카드사의 자금조달 금리는 2012년 4.7%, 2014년 3.6%, 올해 상반기 2.8% 수준으로 낮아졌다. 7개 전업카드사의 카드론 수익은 2012년 2조830억원에서 2015년 2조9220억원으로 40% 늘었다.

이에 저소득·저신용자 빚 부담은 커졌다. 가계소득이 늘지 않아 생활비 용도로 어쩔수 없이 고금리 2금융권 대출을 늘렸다.

저축은행의 지난 2분기말 가계대출 잔액은 약 16조원이다. 지난해 2분기말 12조원보다 약 4조원 늘었다. 카드론 이용금액도 지난해말 32조5000억원으로 2014년말보다 4조원 증가했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금융국장은 "저축은행과 카드사의 이익이 늘었다는 것은 그만큼 금융소비자의 고금리 부담이 늘었다는 것"이라며 "2금융권은 한국은행의 초저금리 정책에도 고금리 관행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 당국이 2금융권 대출 금리를 관리, 감독해야 한다"며 "2금융권도 신용등급별 금리 차이를 합리적으로 조정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 정부 중금리 정책, 금리 절벽 해소 실효성 낮아

정부의 중금리 대출 정책도 실효성이 낮다. 정부는 금리 절벽을 해소한다며 은행권과 저축은행권에서 사잇돌 중금리 대출 상품을 내놨다. 은행권은 7월, 저축은행권은 9월 상품 판매를 시작했다.

그러나 실효성이 낮다. 지난 9월13일 기준 저축은행 사잇돌2 중금리 대출의 금리는 연 15~18%대가 79.3%로 대부분이었다. 19%대 금리도 6.6%를 나타냈다. 15~18%대 금리는 은행권 신용대출금리 4.24%와 차이가 크다.

은행권 사잇돌 중금리 대출은 저신용자와 저소득층의 대출 비중이 낮다. 대출자는 대부분 1~5신용등급자다. 저소득층 대출 비중도 낮다. 은행과 서울보증보험의 리스크 관리 때문이다.

사잇돌 중금리 대출은 은행·저축은행이 서울보증보험에 보험료를 내고 손실이 나면 보험금을 받는 방식이다. 지급 보험금이 100%를 넘으면 서울보증보험이 손해다. 지급 보험금이 보험료의 150%를 넘으면 은행·저축은행이 서울보증보험에 추가 보험료를 납부한다. 은행·저축은행과 서울보증보험 모두 리스크를 줄여야 손해가 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