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늑장 공시' 내부자 거래 가능성 조사"
한국거래소 "개장후 악재 공시전 30분간 대량매도·공매도 세력 파악"
한국거래소가 하루 차이로 호재와 악재성 공시를 냈던 한미약품에 대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내부자 거래 가능성을 조사키로 했다.
한미약품은 지난달 29일 주식시장이 마감한 오후 4시 50분 미국 제넨텍에 1조원 상당의 표적항암제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한 후 다음날 오전 9시 29분 베링거인겔하임에 기술수출한 폐암신약 '올부티닙' 기술수출 계약이 해지됐다고 공시했다.
2일 한국거래소 시장감시본부 관계자는 "지난달 30일 한미약품의 호재 공시 뒤 악재 공시로 주가가 출렁인 것과 관련해 내부자 거래가 있었는지 등을 중심으로 면밀히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악재 공시가 뜨기 전인 장 개시 30분 동안 한미약품과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주식을 대량으로 매도하거나 공매도를 쳐 부당이익을 챙긴 세력이 있는지 파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악재 공시에 한미약품은 지난달 30일 매도물량이 쏟아져 나오면서 이날 주가는 18.06%가 급락한채 마감했다. 이날 공매도량은 10만4327주로 한미약품이 상장된 2010년 7월 이후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금융투자업계는 전날 호재성 공시로 개장 직후 한미약품 주식을 매입한 투자자들은 최대 24%의 손실을 입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일각에서는 한미약품이 계약 성사와 해지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으면서 고의로 늑장 공시하지 않았냐는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계약해지 사실을 개장 전이 아닌 개장 직후 공시한 것을 두고 특정 투자자에게 매도 시간을 벌어주기 위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한미약품은 늦장 공시 의혹에 대해 2일 기자회견을 갖고 “증빙 자료를 충분히 검토하고 당초 계약규모와 실체 수취금액의 차이를 해명하는 과정에서 의도치 않게 늦어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금융투자업계는 한미약품의 '이상 공시'와 관련한 의혹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신뢰 추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추후 한국거래소 조사결과 내부자가 거래가 있었다면 사법처리까지 피할 수 없다.
한미약품은 최근 호재성 정보를 미리 알고 수천만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이 회사 연구원 노모 씨가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