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플랫폼 '춘추전국시대'

게임 콘솔·PC에서 스마트TV·태블릿PC·클라우드까지 확장

2016-09-29     원태영 기자
삼성전자 모델이 삼성 딜라이트에서 삼성 스마트 TV로 다양한 신규 게임을 즐기고 있다. / 사진=삼성전자
게임 플랫폼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그 동안 유저들은 PC나 콘솔기기를 통해 게임을 즐겨왔다. 이제는 그 영역이 스마트TV,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기기, 클라우드에 까지 확장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새 플랫폼들이 확장된 게임 경험과 신규 수익모델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최근 발간한 ‘2016 해외콘텐츠시장 동향조사’를 통해 새롭게 등장한 게임 플랫폼 전망에 대해 분석했다. 보고서는 최근 게임 콘솔이나 PC 외에 TV, 태블릿 등 유무선 인터넷이 접속되는 일반 가전 기기가 증가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이 가운데 스마트TV의 경우, 삼성전자·LG전자 등 주요 업체들이 판매 증대를 위해 스마트TV에서 이용 가능한 콘텐츠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주목하기 시작한 것이 바로 게임 콘텐츠다.

삼성전자는 스마트TV에서 다운로드 게임과, 스트리밍 게임 앱을 제공 중이다. 지난 5월 기준 64개의 다운로드 게임이 제공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안에 다운로드 게임을 100개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또 현재 제공중인 스트리밍게임 서비스 ‘플레이스테이션 나우(PlayStation Now)’와 ‘게임플라이(GameFly)’의 게임 수를 각각 300개, 100개로 2배 이상 늘릴 방침이다.

삼성전자가 스마트TV 게임을 강화하는 이유는 올해 상반기 누적 다운건수가 1000만건으로 급증하는 등 스마트TV 게임 이용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LG전자도 지난 5월부터 유럽과 미국 시장에서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 GameFly 게임을 본격적으로 공급하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스마트TV가 게임 기기로서 많은 장점이 있다고 입을 모은다. 먼저 가장 친숙한 제품인 TV를 통해, 편안하게 게임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 PC보다 대형, 고화질 화면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점, 혼자 즐기는 콘솔·PC게임과 달리 TV게임은 가족이 함께 즐기기에 적합하다는 점등이 장점으로 꼽혔다.

태블릿PC 역시 새로운 게임 플랫폼으로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일반적으로 태블릿PC는 TV나 PC에 비해 화면 크기가 작고, 대용량 게임을 수용하기에는 사양이 낮은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2014년 미국 그래픽 칩 제조사인 엔비디아(NVIDIA)가 게임 이용에 특화된 태블릿PC를 출시하는 등 태블릿PC를 사양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최근 닌테도의 ‘포켓몬 고’ 열풍과 더불어 급부상 중인 플랫폼도 있다. 바로 VR·AR 기기다. 전문가들은 2017~2018년에 걸쳐 본격적인 상업용 VR 기기가 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해와 내년에는 헤비 유저와 얼리어답터를 중심으로 고가의 VR헤드셋을 활용한 게임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2017년 이후에는 스마트폰에서 이용 가능한 모바일 VR 기기가 등장하면서, VR 기술이 접목된 소셜·캐주얼 게임도 등장할 전망이다.

영국 시장조사기관인 디지 캐피털(Digi-Capital)은 지난해 발표한 자료를 통해, AR·VR 시장 규모가 2020년까지 1500억달러 규모에 달할 것으로 내다 봤다.

클라우드 게이밍도 새로운 게임 플랫폼으로 주목받고 있다. 클라우드 게이밍은 유저가 기기를 통해 온라인에 접속, 스트리밍 형태로 이용하는 게임을 의미한다. 저장과 실행 등이 사업자가 원격으로 제공하는 서버에서 이뤄지면서, 유저들은 별도의 고사앙 PC없이도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이미 소니, 마이크로소프트(MS), 닌텐도, 엔디비아 등 주요 IT 업체들이 클라우드 게이밍의 가능성을 보고 플랫폼 구축과 관련 서비스에 나서고 있다. MS는 지난 8월 게임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업체인 빔(Beam)을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MS는 향후 엑스박스(Xbox)에 클라우드 기술을 이식할 계획이다.

소니는 최근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PlayStation Now의 적용 범위를 일반 PC까지 확장한다고 발표했다. 닌텐도도 지난 2월 클라우드 기술을 도입해 다양한 기기에서 닌텐도 게임과 서비스에 접속 가능토록 허용한다고 밝혔다.

호주 IT매체인 왓테크(WhaTech)는 최근 발표한 자료에서 지난해 클라우드 게임시장 규모는 4억8000만달러에 달한다고 밝혔다. WhaTech 관계자는 “향후 2~3년 내에 다수의 메이저 기업들이 기술적으로 훨씬 진보된 형태의 클라우드 게임을 선보일 것”이라며 “2020년까지 클라우드 게임시장이 33.5%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관계자는 “앞으로 다양한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고사양 PC나 플랫폼 없이도 게임을 즐기는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서비스와 콘텐츠 중심의 사업모델 개발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만 새로운 플랫폼들이 초기 관심 유발 정도에만 그칠 수도 있다”며 “새로운 경험을 익숙한 스토리텔링으로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