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실리콘, 이젠 만들수록 손해

손익분기점 15달러선 붕괴…하반기 OCI·한화케미칼 실적 악화 불가피

2016-09-05     황의범 기자
폴리실리콘 가격이 급락했다. 12주 연속 하락세다. 국내 생산업계가 이익을 낼 수 있는 제품 가격인 15달러 선이 붕괴되자 하반기 국내 업계가 영업적자를 낼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 사진=OCI

 

폴리실리콘 가격이 급락했다. 12주 연속 하락세다. 국내 생산업계가 이익을 낼 수 있는 제품 가격인 15달러 선이 붕괴되자 하반기 국내 업계가 영업적자를 낼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주 폴리실리콘 가격이 급락했다. 태양광제품 시장조사업체인 PV인사이트에 따르면 8월 5주 폴리실리콘 가격은 전주대비 3.56% 빠진 ㎏당 14.91달러로 집계됐다. 그동안 전주대비 0.1달러 정도의 속도로 떨어지던 주간 폴리실리콘 가격은 지난주에는 0.55달러나 급락했다. 폴리실리콘 가격이 15달러 밑으로 내려간 건 4월 2주 이래 처음이다.

PV인사이트는 보고서를 통해 “중국에서 폴리실리콘 가격이 4% 가량 하락했다. 최대 시장에서 제품 가격이 떨어지자 글로벌 폴리실리콘 가격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 크다​며 폴리실리콘 가격이 더 떨어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중국을 중심으로 폴리실리콘 수요가 크게 줄고 있다. 중국 정부는 올해 15GW ​규모 신규 태양광 설비를 설치한다고 발표했다. 이 중 상반기에 10GW가 넘는 설비가 완성됐다. 3분의 2 가량의 신규 설비를 설치한 중국 정부는 신규 태양광설비 설치 속도를 줄이고 있다. 가장 빠르게 성장하던 중국 태양광 시장의 둔화는 폴리실리콘 가격을 끌어내리고 있다. 중국 시장은 폴리실리콘 전체 수요 70%를 차지한다. 


이처럼 수요는 줄지만 공급은 되레 늘고 있다. 하반기 메이저 폴리실리콘 업체들이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 미국 REC는 중단했던 1만6300만톤 규모 폴리실리콘 생산을 7월 재개했다. 글로벌 폴리실리콘 생산량 5%다. 독일 바커(Waker)는 6월 미국 테네시 찰스턴에 신규 폴리실리콘 공장을 준공했다. 바커는 3분기부터 연산 2만톤 규모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DAQO 등 중국 업체도 생산능력을 키우는 추세다.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으로 곤두박질치는 폴리실리콘 가격은 3분기 국내 업계 실적에 타격을 줄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는 OCI, 한화케미칼이 폴리실리콘사업에서 이익을 내기 위한 제품 가격을 15달러 수준으로 본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폴리실리콘 제조에는 전기요금 등 고정비 비중이 크다”며 “제품 가격이 14달러 수준으로 유지되면 국내 업계는 제품을 만들수록 적자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도 3분기 영업이익 축소는 불가피하다고 말한다. OCI 관계자는 “2분기와 견줘 제품 가격이 많이 떨어졌기 때문에 영업이익은 크게 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생산량을 줄이지는 않는다는 방침이다. 그는 “늘어나는 태양광 시장에서 경쟁력 갖추기 위해서는 점유율을 유지해야 한다. 게다가 생산량을 줄이면 제조단가가 상승한다. 제품가격 떨어져도 생산량을 줄이는 일은 없다"고 말했다.

강정화 한국수출입은행 선임연구원은 “수요가 부진하고 하반기 증설도 예정돼 있어 제품 가격이 하반기 오르진 않을 전망이다. 폴리실리콘이 주력 제품인 OCI 경우 하반기 영업적자가 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