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3사 2분기 실적 호조

LG화학·롯데케미칼·한화케미칼 영업이익 대폭 늘어…한화는 태양광부문서 재미 쏠쏠

2016-08-16     황의범 기자

 

한화케미칼은 2분기 태양광사업에서 영업이익 133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에 달한다. 사진은 한화큐셀이 영국 케임브리지 스토브리지에 설치한 24.3㎿ 규모 태양광 발전 설비. / 사진=한화큐셀

 

국내 화학 3사가 2분기 호실적을 기록했지만 신사업 실적은 엇갈렸다. 한화케미칼은 영업이익 중 절반에 가까운 실적을 태양광사업에서 올린 반면 LG화학과 롯데케미칼 영업이익 대부분은 기존 사업에서 나왔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케미칼 등 국내 화학사는 2분기 호실적을 기록했다. 2분기 에틸렌 기반 화학제품 수요가 아시아 지역에서 높았던 반면 역내 메이저 화학사들이 정기보수를 진행함으로써 공급이 타이트해져 제품 마진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LG화학은 2분기 매출 5조2166억원, 영업이익 615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3% 늘었다. 2011년 3분기 이후 두 번째로 높은 분기 영업이익이다. 롯데케미칼도 2분기 영업이익 6939억원으로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냈다. 한화케미칼은 영업이익 2935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과 견줘 213% 급증했다.

세 회사 모두 에틸렌을 기반으로 한 기초화학사업에서 많은 수익을 냈다. 손영주 교보증권 연구원은 “납사분해설비(NCC·Naphtha Cracking Center)로 에틸렌을 생산하는 화학사의 석유화학부문 실적은 대동소이하게 좋았다”고 분석했다.

반면 신사업 실적은 회사 간 큰 차이를 보였다. 한화케미칼은 태양광부문에서 석유화학사업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2분기 태양광사업 영업이익은 133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58% 증가했다. 한화케미칼 관계자는 "원가 하락 영향이 있었고 한화큐셀 합병이 마무리돼 시너지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반면 LG화학은 전지사업에서 당초 흑자전환할 것이라는 업계 예상과 달리 영업적자 312억원을 기록했다. LG화학 관계자는 “사업 초기 단계라 연구개발 투자비용이 컸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하반기에도 전지사업이 회사 수익에 도움이 되긴 어려울 전망이다. 지난달 컨퍼런스콜에서 정호영 사장은 “대규모 투자가 계속 예정돼 있어 하반기 전지사업에서 의미있는 실적 개선은 어려울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가스를 기반으로 에틸렌을 생산하는 에탄분해설비(ECC·Ethane Cracking Center)에 투자하고 있는 롯데케미칼도 이 사업에서 단기간에 실적을 내긴 어려울 전망이다. 롯데케미칼은 6월 미국 루이지애나에서 2019년 상업가동 예정인 ECC 공장 기공식을 개최하고 공장 건설을 시작했다. 앞선 5월에는 우즈베키스탄 가스 화학단지인 ‘수르길 프로젝트’를 10년 만에 완성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저유가 기조에서 ECC로 큰 수익 거두기 어렵다고 분석한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롯데케미칼의 우즈베키스탄 ECC가 상반기 가동 시작했지만 큰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며 “미국에서도 롯데케미칼 뿐 아니라 다른 화학사들이 ECC 신규 건설을 이어가고 있어 향후 북미 시장에서 수익성이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즉 한화케미칼이 국내 대형 화학사 중 신사업에서 가장 먼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손영주 연구원은 “2분기 석유화학부문에서 세 회사 모두 높은 실적 기록했지만 신성장사업은 한화케미칼이 앞섰다”며 “태양광 발전단가와 기존 화석에너지 발전단가가 같아지는 그리드패리티(Grid Parity) 도달이 얼마 남지 않았고 태양광 시장에서 한화케미칼의 입지를 고려할 때 향후 전망도 밝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