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 사단 '와해 위기'

검찰 수사 칼날에 내분 조짐까지…성년후견인 결과따라 '롯데 경영권 분쟁' 종식 전망도

2016-08-16     한광범 기자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지난해 10월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영권 분쟁 향후 계획을 밝히고 있다. 부인 조은주씨가 발표문을 대독했다. / 사진=뉴스1

 

신동빈(61) 롯데그룹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신동주(62)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 측이 안팎의 위기를 맞고 있다. 신격호(94) 총괄회장 성년후견인 재판 결과에 따라 경영권 분쟁이 종식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제기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롯데수사팀은 신 전 부회장을 수사 선상에 올려놓았다. 서미경씨 모녀가 신 총괄회장으로부터 한일 롯데그룹 지주회사격인 롯데홀딩스 주식 6.2%를 증여받는 과정에 신 전 부회장 등 롯데그룹 총수일가가 개입했는지 확인하고 있다. 아울러 그룹에서 쫓겨나기전 신 전 부회장이 고문 등으로 이름을 올린 회사에서 실제 업무를 했는지도 파악 중이다. 검찰은 실제 업무가 없을 경우 횡령·배임죄 적용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이 직접 검찰 수사 선상에 오름에 따라 그는 역풍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검찰이 롯데그룹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에 착수한 지난 6월 이를 경영권 분쟁에 적극 활용한 바 있다. 압수수색 당일부터 '신동빈 체제 부도덕성'을 지적하는 성명을 내는 등 파상공세를 펼치며 이를 경영권 분쟁의 새로운 명분으로 앞세운 바 있다. 그는 의혹이 일본 롯데 계열사로 확대되는 와중에도 "나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한 대기업 임원은 "총수일가 전체가 얽힌 사안에 본인만 빠져나가려 했고 검찰 외풍에 기대 경영권을 장악하려 했다. 그룹 내부에서 이제 누가 그를 믿고 따르겠나"라고 신 전 부회장의 자충수를 비판했다.

 

여기에 더해 경영권 분쟁을 위해 조직된 '신동주 사단'도 와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은 지난해 10월 이후 한국에서 경영권 분쟁을 이어가며 민유성 전 산은금융지주 회장에게 크게 의존해왔다. 한국어를 전혀 할 줄 모르고, 일본에서 대부분 활동해온 신 전 부회장의 민 전 회장에 대한 의존도는 절대적이었다. 한국에서 진행되는 각종 소송전 역시 민 전 회장의 경기고 동문인 김수창(양헌)·조문현(두우) 변호사를 주축으로 진행했다.

 

한국에서 경영권 분쟁을 이어가며 신 전 부회장이 사용한 개인자금은 이날까지 100억원이 넘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시템에 따르면 SDJ코퍼레이션은 지난해 11월부터 지난달 27일까지 운영자금 명목으로 102억원을 차입했다. 차입금 대부분은 한국에서 진행된 각종 소송비용으로 사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SDJ코퍼레이션은 신 전 부회장이 한국 내 활동을 위해 지난해 10월 설립한 회사이다. 전체 지분도 신 전 부회장이 보유했다.

 

막대한 비용이 사용됐지만 경영권 분쟁에서 변한 건 전혀 없다. 가처분 신청을 통해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인 롯데쇼핑·호텔롯데의 회계장부를 확보했지만 수개월째 추가 공세는 없는 실정이다. 오히려 한국에서는 여론전에 사실상 손을 놓은 채 신 총괄회장 성년후견인 신청 사건의 방어에만 열중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일본 상황도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은 지난해부터 경영권 향방의 키를 갖고 있는 종업원지주회 설득에 총력을 기울여왔다. 1인당 2억5000만엔(약 25억원) 상당의 당근책 제시와 함께 신 총괄회장을 전면에 내세웠지만 결과는 수차례 패배였다. 신 전 부회장 측은 "우리 쪽을 찾는 종업원지주회 직원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히며 '무한 주총' 소집을 천명한 바 있다. 하지만 롯데그룹 관계자는 "종업원지주회 내부 동요가 전혀 없다"고 자신했다.                                                                                                       

더욱이 민 전 회장은 대우조선해양 비리와 관련해 검찰 수사 선상에 오른 상황이다. 사실상 본인 앞가림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형편에 직면한 것이다. 지난 6월에는 성년후견인 재판과 관련해 신 전 부회장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한 신 총괄회장의 치매약 아리셉트 복용 사실이 신 전 부회장 측 내부에서 언론에 유출됐다. 이 문제로 인해 내부 다툼까지 발생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상황으로 인해 신 전 부회장 부인 조은주씨가 민 전 회장 측 인사들을 불신하게 된 계기가 됐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달 22일 이후'로 예정된 신 총괄회장 성년후견인 지정 여부에 따라서 경영권 분쟁이 종식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법조계와 재계에선 성년후견인 개시를 유력하게 보고 있다. 이 경우 그동안 '아버지 지지'를 명분으로 앞세웠던 신 전 부회장으로서는 후폭풍이 불가피하다. 

 

더욱이 신 전 부회장이 신 총괄회장에게 주식 1주를 넘겨받아 광윤사 대표이사에 취임한 주주총회와 이사회의 효력도 논란이 될 전망이다. 현재 신동빈 회장은 일본 법원에 이에 대한 취소소송을 제기한 상황이다. 신 전 부회장은 현재 광윤사 대표이사 자격으로 롯데홀딩스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주식 이전이 취소 될 경우 지금과 같은 그룹 흔들기는 어렵게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