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 세계화, 중국 다음 공략 대상은 동남아

농림부, 말레이시아·필리핀·태국·홍콩서 점유율 확대 노려

2016-08-11     고재석 기자
11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사드 배치가 결정된 지난달 20일 이후 농식품부와 농수산물유통공사는 말레이시아와 필리핀, 태국에서 열리는 박람회에 연이어 참가했다. 사진은 지난해 열린 태국 방콕식품박람회 모습. / 사진=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 이슈가 논란을 키우는 가운데, 한식 해외진출의 주무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가 중국대륙 밖 시장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달과 이달 들어서만 동남아 3개국과 홍콩시장 박람회에 연이어 참가했다. 한류 영향력이 큰 이들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 캐시카우를 다변화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11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사드 배치가 결정된 지난달 20일 이후 농식품부와 농수산물유통공사는 말레이시아와 필리핀, 태국에서 열리는 박람회에 연이어 참가했다. 또 11일부터 13일까지는 그동안 중국 대륙에 비해 상대적으로 간과했던 홍콩시장 박람회에도 참석한다.

지난달 27일에서 29일까지 참가한 말레이시아 국제식품박람회는 말레이시아 정부에서 주관하는 전문무역박람회다. 식음료, 푸드테크, 수산품 등 3개 존으로 특화돼 있다. 농식품부는 이 자리에서 충청남도와 제주 등 지자체와 공동으로 통합 한국관을 구성했다.

특히 말레이시아에서 농식품부가 유독 공들인 분야는 할랄식품이다. 국내 KMF 할랄인증은 2013년 말레이시아 할랄인증기구(JAKIM)로부터 동등성 인정을 받았다. 말레이시아는 가장 큰 할랄시장으로 꼽힌다.

이달 3일에서 6일까지는 필리핀으로 눈을 돌렸다. 규모는 더 커졌다. 타깃에 맞춰 전략도 유연하게 바꿨다. 농식품부는 필리핀 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김치, 고추장, 떡을 비롯해 면류(즉석쌀국수), 건강식품(콜라겐 음료, 발포비타민), 스낵류(시리얼 바, 프레첼), 음료(베지밀, 요거트 파우더) 등을 중심으로 한국관을 구성해 참가했다. 국내업체 16개사가 참여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필리핀은 1억 이상의 인구 중 25세 미만 젊은 세대의 인구 비중과 외국식품에 대한 수용도가 높다. 또 웰빙 건강식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어 잠재력 높은 시장으로 꼽힌다. 김재수 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은 “박람회를 통한 시장개척으로 필리핀뿐만 아니라 인근 동남아 국가를 대상으로 우리 농식품 수출영토가 더욱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비슷한 기간(4일~7일)에 열린 태국 식품박람회에는 ‘꿀닭’, ‘서래갈매기’, ‘설빙’, ‘셀렉토커피’, ‘신마포갈매기’, ‘피자마루’ 등 외식브랜드 주축으로 한국관을 꾸렸다.

태국은 동남아에서 한류 인기가 가장 높은 국가로 꼽힌다. 이 때문에 국내 프로그램에 노출된 외식브랜드에 대한 호감도도 높다. 외식기업 해외진출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본촌치킨’, ‘스위트몬스터’, ‘탐앤탐스’ 등 국내 14개 업체가 태국에 진출해 85개 매장을 운영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공략대상은 그동안 중국대륙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공들이던 홍콩으로 확장된 모양새다. 정부는 11일부터 13일까지 홍콩종합전시장(HKCEC)에서 개최되는 “2016 홍콩식품박람회”에 참가한다고 밝혔다. 홍콩식품박람회는 중화권 주요 식품박람회의 하나로 올해 24개국, 약 1200개사가 참가했다. 농식품부와 농수산물유통공사는 주요 지자체와 통합한국관을 구성해 김치, 건강식품, 스낵, 차음료, 소스류, 축산물 등 수출유망품목들을 집중적으로 소개할 계획이다. 농협중앙회도 박람회에 참가해 마케팅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김재수 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은 “홍콩식품박람회는 최근 주춤한 대 홍콩지역 수출 회복은 물론 마카오, 광동성 시장 수출확대도 함께 도모할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라며 “9월에도 홍콩에서 열리는 신선농산물박람회에 참가해 수출확대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