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IT 시장]② 중국기업의 추격, 어떻게 대처하나

핵심 기술 유출 막을 국내 생산·고급화 집중해야

2016-09-17     민보름 기자

 

중국 심천에서 열린 ‘2016 SK하이닉스 모바일 솔루션 데이’ 행사에서 SK하이닉스 마케팅부문장 송현종 부사장이 환영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SK하이닉스

 

 

중국기업들은 인구 13억이라는 자국 내수시장을 발판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다른 외국시장에 비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기 쉽기 때문이다. 특히 모바일 사용자는 인구 절반 수준으로 올라섰다.

 

대신 경쟁자도 많다. 세계 각국에서 유명 ICT(정보통신기술)기업들이 이 시장을 차지하기 위해 몰려들고 있다. 선진국 기업들은 이제 공장에 OEM(위탁 생산) 제품을 맡기는 단계를 지나 자체 브랜드를 성장시키고 있다.

 

이들 기업은 편리한 서비스, 가격 대비 성능이 좋은 제품으로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국내 전문가들은 핵심기술과 고급화로 중국 토종 기업의 성장에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 핵심 부품으로 '대륙의 실수'도 호재 만들어

 

한 제조업계 관계자는 중국 스마트폰이 스펙 경쟁을 하면서 부품 업체들이 특수를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일명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뛰어난 제품들이 중국 중저가 시장을 장악하면서 생긴 현상이다. 대표적인 기업은 샤오미(Xiaomi). ‘대륙의 실수라 불리며 중국 모바일 시장을 장악하던 샤오미는 원래 애플과 유사한 스마트폰을 저렴하게 시장에 내놓으면서 주목 받았다.

 

레이쥔(Lei Jun) 샤오미 회장 모습 / 사진=샤오미 공식 홈페이지
 그러나 현재 스마트폰 시장에서 샤오미는 5위로 내려앉았다. 더 싼 값에 더 성능이 좋은 제품을 내놓는 업체들을 당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샤오미는 현재 매출이 아닌 스마트폰 출하량에서도 가격이 더 비싼 애플을 이기지 못하고 있다.

 

 

단말기 업체가 늘면서 부품업계와 완성품 업계 관계는 역전됐다. 이제 완성품 회사가 성능이 좋은 부품을 얻기 위해 경쟁해야 한다. 레이쥔(Lei Jun) 샤오미 회장이 삼성전자에 로비를 하기 위해 수원 본사를 찾은 이유가 여기 있다.

 

일각에선 중국에 있는 국내 업체 플래시 메모리 공장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그러나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핵심기술을 빼갈 수 없게 보안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한 반도체 전문가는 반도체 기술은 알아도 따라하기 쉽지 않은 데다 플래시 메모리 기술이 그렇게 중요하지 않아 큰 문제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 생산·고급화로 나가야

 

플래시메모리보다 D램이 더 추격하기 어려운 핵심 기술이다. 플래시메모리는 전력이 차단돼도 정보가 저장되는 비휘발성 메모리지만 속도가 느리다. D램은 휘발성 메모리인 반면 속도가 빨라 모바일 기기에도 중요하게 쓰인다. 따라서 플래시메모리와 달리 D램 공장은 여전히 국내에 위치하고 있다.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생산도 마찬가지다. 현재 국내 업체만이 OLED 양산에 성공한 상황이다.

 

하지만 일부 핵심 부품을 비롯한 IT제조 자체를 다시 국내에서 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김석기 동양대 교수는 중국 내 인건비가 오르면서 중국과 제조비용 차이가 많이 줄었다중국에서 제조할 경우 의사소통 비용과 시간, 오류 가능성을 감안하면 한국 내 생산이 유리한 점이 많아졌다고 강조했다.

 

국내 생산과 동시에 고급화도 필요하다. 이는 중국 뿐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도 통용되는 전략이다. 애플은 아이폰 고급화를 통해 30%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올렸다.

 

한 중국 전문가는 중국 기업이 기술 면에서 삼성이나 LG 같은 한국 제조업체들을 따라잡고 있다부유층과 중산층을 타깃으로 중국에서 흉내 내기 힘든 고급화된 이미지와 기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