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매매 시간 내달 1일부터 30분 늘어나…오후 3시30분 폐장
거래소 "유동성 공급 3~8% 늘어날 전망"
국내 증권·파생상품 시장 매매 시간이 8월 1일부터 30분 늘어난다. 투자 기회를 늘리고 유동성을 강화한다는 명분이다. 수 년간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국내 증권 시장이 거래 시간 연장으로 침체를 벗어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한국거래소는 다음 달 1일부터 증권·파생상품시장과 금 시장의 정규장 매매거래 시간을 30분 연장한다고 24일 밝혔다.
정규 증권시장과 금시장 총 거래 시간은 현행 6시간(오전 9시∼오후 3시)에서 6시간 30분(오전 9시∼오후 3시 30분)으로 늘어난다. 파생상품시장 거래 시간은 6시간 15분(오전 9시∼오후 3시 15분)에서 6시간 45분(오전 9시∼오후 3시 45분)으로 변경된다. 외국환 중개회사들의 외환 거래시간도 30분 연장된다.
다만 증권 시간외 시장의 경우 거래시간을 30분 줄여 전체 증시 마감시간은 종전과 동일한 오후 6시로 유지된다. 이에 따라 정규장 종료 후의 시간외 시장 운영은 2시간 50분(오후 3시 10분∼오후 6시)에서 2시간20분(오후 3시 40분∼오후 6시)으로 단축된다. 이와 맞물려 종가 단일가 거래 시간, 자기주식매매 신청서 제출 시간, 당일 결제증권 결제시한 등도 함께 변경된다.
거래소가 2000년 점심시간 휴장(낮 12시∼오후 1시) 폐지 이후 16년 만에 거래시간을 변경하는 것은 장기 침체 양상을 보이는 증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2011년(6조9천억원대)을 제외하면 최근 10년간 4조∼5조원대로 정체돼 있다.
거래소는 거래 마감 시간이 연장되면 중국 등 아시아 증시와 맞물려 돌아가는 운영 시간이 늘어나 한국 증시의 글로벌 경쟁력 제고에 도움이 된다고 보고 있다. 특히 거래 시간 연장으로 투가 기회가 늘어나 거래량이 늘 것으로 전망한다. 거래소에 따르면 유동성 증대 효과가 하루 평균 거래 대금으로 환산하면 약 2600억∼6800억원 수준이다. 이는 기존 대비 유동성이 3~8% 증대되는 것이다.
국내 시장은 아시아 주요 시장 대비 1∼3시간 조기 마감한다. 국내 시각으로 중국은 16시, 홍콩은 17시, 싱가포르는 18시에 정규 시장을 마감한다. 일본의 경우 2011년 아시아거래소와 중첩 확대를 위해 점심 휴장 시간을 30분 앞당겼다. 홍콩의 경우 중국 본토와 장개시 일치를 위해 2011년 30분 조기 개장을 결정했다.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지금 글로벌 시장은 같이 움직이고 세계 곳곳에서 영향을 주는 정보가 발생한다. 투자자들이 원하는 시간에 언제나 거래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며 "특히 중화권 시장과의 연계를 위해 거래시간을 늘리기로 했는데 한 시간 더 연장할 필요가 있다. 중장기적으로 야간 시장도 개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우선 거래시간 연장이 거래량 증가에는 다소 도움을 줄 것이라 보고 있다. 더불어 증권사 수익 상승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거래 시간이 증가하면 거래량 증가하고 사고 파는 회전율이 높아져 위탁매매 수익 증대가 기대되는 까닭이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거래 시간을 1시간씩 연장했던 1998년 12월, 2000년 5월 이후 거래량 및 거래 대금이 증가했다.
다만 연장 시간 대비 비례적으로 거래 대금이 증가한다는 전망은 경계하고 있다. 김지영 IBK 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전 1시간 연장은 시간과 장소 제약을 덜 받는 온라인 위탁매매가 활성화 되기 전이다. 또 위탁매매 수수료율 하락으로 인해 거래량 및 거래대금 증가에 따른 수익 개선폭도 과거 대비 낮아 졌다”며 “2015년 기준으로 단순 계산했을 때 거래 시간 연장에 따른 증권사 수익은 2.1~7.4% 상승 여력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실제 2011년 8월과 2010년 1월에 거래시간을 연장한 싱가포르와 인도의 경우 연장 전 한 달간 거래대금보다 연장 후 거래대금이 각각 41%, 17% 증가했다. 하지만 연장 후 1년간 거래 대금을 분석한 결과 도리어 18%, 6%씩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