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 2분기 전망 ‘맑음’

중국 철강사 구조조정 돌입…철강재 가격 인상도 한 몫

2016-07-19     원태영 기자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직원들이 고로 작업을 하고 있다. / 사진=포스코

 

글로벌 공급과잉에도 불구하고 국내 철강업체들이 2분기 양호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건설경기 회복과 함께 중국 철강업계 구조조정에 따라 글로벌 철강 생산량이 줄면서 국내 업체들의 숨통이 어느정도 틔었다는 분석이다.

지난 14일 중국 외신에 따르면 바오강그룹은 “올해부터 2018년까지 3년간 920만톤의 철강 생산량을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감축 대상은 상하이시 뤄징(羅涇)공장의 150톤 용광로(고로) 3기와 상하이불수강의 750㎥, 2500㎥ 고로 각 1기 및 150톤 회전로(전로) 2기와 100톤 전기로 2기 등이다.

최근 중국은 13차 5개년 계획을 통해 철강과 시멘트 등 공급과잉 산업에 대한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바오강도 중국 정부의 계획에 동참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월 중국 국무원은 ‘철강산업 공급과잉 해소에 관한 의견’을 통해 향후 5년간 1억~1억5000만톤의 철강 생산량을 감축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현재 중국 철강 생산량은 12억톤 수준이다.

연초부터 계속된 철강재 가격 인상과 건설경기 회복도 철강업계에게는 호재로 작용 하고 있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말 중국 내 열연 유통 가격은 지난해 말 저점 대비 70%이상 급등했다. 냉연 역시 61% 이상 상승했다. 이러한 중국 철강재 가격 상승은 국내 업체들이 생상하는 철강재 가격 상승의 요인이 됐다. 포스코는 올해 초부터 6월까지 열연 가격을 누적기준 톤당 12만원으로 인상했으며, 현대제철도 지난 3월부터 열연 강판 가격을 올려 누적 인상액이 10만원에 달한다. 이러한 가격 인상은 국내 업체들의 실적 개선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국내 건설경기가 회복된 것도 철강 업계에게는 큰 기회다. 건설경기 회복으로 철근, 중후판, 형강 등의 수요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증권업계는 국내 철강업체들이 2분기에 높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1일 동국제강은 크게 개선된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 1조1657억원, 영업이익 990억원을 기록하며 5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특히 영업이익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56.4%나 증가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건설부문의 컬러강판과 봉강(철근) 등의 판매가 호조를 보인 덕분”이라며 “2월부터 상업생산을 시작한 코일 철근도 꾸준히 판매량이 늘어나 실적 개선이 계속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실적에 힘입어 동국제강은 원래 3년으로 예정된 재무구조 개선약정을 지난달 초 2년 만에 조기 졸업했다.

포스코 역시 2분기 영업이익이 6500억~7000억원을 웃돌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이는 전년대비 8%이상, 전분기 대비로는 13% 이상 증가한 금액이다.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제품가격 상승을 이어가면서 2분기 마진이 개선된 것이 영업이익 상승의 배경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월드프리미엄(WP) 제품 판매가 증가하면서 영업이익률도 10% 내외를 기록할 전망이다.

현대제철도 4000억원을 넘기며 선방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현대제철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10% 감소하지만 전분기 대비해서는 40% 이상 증가하며 회복세를 보일 전망이다. 영업이익률도 9%를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5월 이후 1고로 가동문제 등으로 인해 판재부문 수익성은 부진할 것으로 판단되나 봉형강 부문의 호조가 실적 개선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2분기 철근 기준가격이 톤당 6만원 이상 인상됐고, H형강도 할인폭을 축소한 가운데 철스크랩 단가 상승폭은 제한적이어서 봉형강 부문의 롤마진이 전분기 대비 3만원 이상 개선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실적 훈풍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많다. 최근 철강업을 둘러싼 외부 환경이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브렉시트 등으로 인한 전 세계적인 경기하락 우려가 이어지는 와중에 미국을 중심으로 보호무역주의가 퍼지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은 자국 철강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중국 철강업체들을 상대로 반덤핑 관세를 매기고 있다. 여기에 비슷한 제품을 수출하는 한국 철강업체에게도 함께 과세를 하고 있다.

철강업계가 힘들어진 근본 원인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는 것도 문제다. 바로 중국발 철강공급 과잉이다. 중국이 감산에 나선다고 발표했지만 여전히 철강은 전 세계적으로 공급과잉 상태다. 여기에 더해 철강 범용 제품의 경우, 이미 국내 업체들은 가격 경쟁력을 잃어 중국산 철강에 밀리고 있는 실정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중국 내수 철강제품 가격 인상으로 국내 업체들도 이에 맞춰 조정에 들어갔다”며 “1분기보다 2분기에 인상분이 더 많이 반영돼 영업이익이 대폭 개선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만 세계 최대 철강 수입국인 중국의 철강 수요가 점차 감소하고 있어 전 세계적인 철강 공급과잉 현상이 앞으로 더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