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에이치 분양일정 여전히 안갯속
정부 고분양가 제동에 HUG 분양승인 계속 미뤄져
개포주공3단지를 재건축한 현대건설의 디에이치 아너힐즈 분양일정이 여전히 안갯속이다. 재건축 단지의 분양가 과열양상을 우려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서 분양절차의 전단계인 분양승인을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상황에 따라 앞으로 분양일정이 더욱 미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18일 현재 관할 기관인 강남구청은 관리처분 인가를 통해 디에이치의 분양계획을 승인한 상태다. 다만 최종 승인권자인 HUG가 사업계획서 검토를 이유로 분양승인을 미루고 있다. 이에 지난 8일 시행사가 디에이치 모델하우스를 열었지만 여전히 분양권 청약을 위한 분양공고가 확정되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그간 HUG의 분양승인은 요식절차였다. 하지만 디에이치만 유난히 분양승인 일정이 길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HUG가 시공사 파산 가능성, 미분양 우려 등을 (분양승인 절차 장기화) 이유로 내세우고 있다고 알고 있다. 다만 시공사인 현대건설의 재무상태, 적은 일반분양 물량(69가구)과 조합원 재무상태를 감안하면 설득력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HUG가 디에이치의 분양가를 인하하려 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디에이치는 앞서 평균 평당 분양가를 평당 4457만원으로 내렸다. 재건축 단지의 고분양가를 필두로 부동산 시장 과열을 우려한 정부의 우려를 의식한 결과다. 하지만 여전히 디에이치는 역대 일반 아파트 중 가장 높은 평균 평당 분양가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정부가 개포주공3단지를 필두로 강남 재건축 단지의 분양가 과열양상을 막으려 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노회순 대한주택산업연구원 책임 연구원은 “아직도 정부는 디에이치의 분양가가 높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 이에 HUG의 분양승인 권한을 내세우고 있다”며 “디에이치는 물론 향후 분양권 열기를 제한하는 것이 정부의 의도”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조합원을 포함한 디에이치 사업추진 측도 분양일정을 미루고 있다. 분양대행사 측은 HUG가 디에이치의 분양승인을 조기에 내줄 것으로 전망했다. HUG의 사업계획 검토에 14일이 소요되기에 이 기간이 지나면 곧바로 분양이 시작될 수 있다고 앞서 분양 관계자는 말했다. 하지만 사업계획서 추가 검토 등을 통해 HUG가 최대 30일까지 승인을 내주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분양대행사 측은 최근 “분양계획을 8월로 검토하고 있다”며 예상 분양일정을 늦췄다.
분양업계는 디에이치가 추가로 분양가를 인하하면 HUG의 분양승인이 조기에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개포주공3단지가 고분양가의 상징성을 지녔기에 이를 통해 정부의 분양가 제한 의도를 시장이 인식할 수 있다는 해석이다. 이에 조합 측에서 디에이치 분양가를 추가로 인하할 경우 HUG가 분양승인을 내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다만 재건축 사업추진체가 분양가를 추가로 인하해도 분양승인 기간이 장기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재건축 사업추진 주체 측이 총 사업비용에 포함되는 조합원 분담금, 납입금 비율을 변경해야 한다. 이는 조합원 총회에서 결정할 사항이다. 조합원 총회가 이뤄지면 금액변동분을 포함한 사업계획서를 추가로 작성하고 이를 다시 HUG에서 승인받아야 하기에 분양일정이 8월을 넘길 수밖에 없다.
유정석 단국대학교 도시계획‧부동산학부 교수는 “사업추진 비용을 재의결하기 위해 조합원 총회 등의 절차가 필요하다. 다만 이에 따라 사업추진체가 관련 절차를 다시 수행해야 한다. 이는 디에이치 분양일정이 뒤로 미뤄지는 것을 의미한다”며 "시행사 측에서도 분양일정을 잡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