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외식브랜드 해외시장 공략 박차
CJ푸드빌·이랜드·SPC 해외 출점 활발…국내서는 중기적합업종 재지정으로 어려움
대기업 외식브랜드가 해외로 눈을 돌렸다. 외식대기업 3강인 CJ푸드빌과 이랜드, SPC는 각자의 비교우위를 살려 해외 공략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중소기업 적합업종 재지정도 이들 대기업의 해외진출을 유인하는 고리로 작용하는 모양새다.
업계에 따르면 CJ푸드빌의 전략적 요충지는 중국과 동남아, 미국이다. 특히 비비고와 뚜레쥬르, 투썸플레이스를 집중적으로 진출시킨다는 방침이다. CJ푸드빌 관계자는 “현재 10개국에 300개 점포 진출했는데 중국매장이 거의 절반”이라고 설명했다.
이 중 뚜레쥬르의 출점 속도가 가장 빠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뚜레쥬르의 해외매장은 80개가 늘어 델리만쥬(179↑), 카페베네(149↑)에 이어 3위였다. 제과제빵 분야에서는 증가율이 단연 1위다.
CJ푸드빌은 해외에 투썸플레이스를 2020년까지 1150개 매장, 비비고는 300개 매장을 열겠다는 방침이다. 이외에도 국내 시장에서 성장세가 정체된 빕스와 계절밥상도 해외시장에서 돌파구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CJ푸드빌은 11% 수준인 해외 매출 비중을 2020년 51%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전체 매장 수도 지난해 2435개점에서 7227개점으로 늘려 매출액을 현재 2조원에서 6조8000억원 수준까지 높이겠다는 목표다. 글로벌 톱10 규모다.
CJ푸드빌의 비교우위 포인트는 안정적인 식자재 공급이다. 그룹 내 식자재 유통 계열사인 CJ프레시웨이의 존재 때문이다. CJ프레시웨이 관계자는 “현지에서 조달하는 게 더 나은 자잘한 재료 빼고는 CJ푸드빌 매장의 식자재는 프레시웨이가 모두 담당한다”고 설명했다.
물류 계열사인 CJ대한통운의 존재 역시 해외에서 더 큰 시너지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외에도 미디어‧콘텐츠 계열사인 CJ E&M의 존재도 다른 외식 대기업이 갖지 못한 장점이다.
이랜드는 한식뷔페 자연별곡을 통해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이랜드에 따르면 자연별곡은 중국 진출 100일만에 매출 20억원을 돌파했다. 이랜드는 올해 중국에서만 10개 매장, 2020년까지 200개 매장을 열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진출한 2개 매장은 유동인구가 많은 쇼핑몰에 위치했다. 1호점은 와이탄 지역의 대표적인 쇼핑몰 정따광창(正大廣場)에 자리했다. 2호점은 이랜드가 처음 개장한 유통점 상해 팍슨-뉴코아몰 티엔샨점에 입점했다.
이랜드가 가진 비교우위는 주력 사업과의 시너지효과다. 그런 의미에서 자연별곡 2호점 입지인 상해 팍슨-뉴코아몰이 눈에 띈다. 이랜드와 팍슨은 51대 49로 지분을 갖고 지난해 8월 조인트벤쳐를 설립했다. 팍슨은 건물과 자본금만 제공한다. 모든 운영의 주도권은 이랜드가 갖고 있다.
팍슨-뉴코아 몰의 30%는 이랜드 콘텐츠로 채워졌다. 앞으로 이랜드가 중국 내에서 이같은 사업을 확대할수록 자연별곡 역시 시너지 효과를 누리게 되는 구조다.
이랜드 관계자는 “팍슨 등 쇼핑몰 안에 있는 음식점이니까 집객효과가 크다”며 “한국 드라마에 나오는 장면을 따라하며 즐기는 문화도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SPC그룹의 움직임도 두드러진다. 특히 핵심 외식브랜드인 파리바게뜨가 선두권을 형성한 모양새다. 파리바게뜨는 지난해 중국 상하이 ‘링윈광창(凌雲广场)점’을 개장하면서 해외매장 200개를 돌파했다. 국내 베이커리 업계 최초다. 해외 100호점은 베트남 까오탕점이었다.
SPC의 가장 도드라진 비교우위 지점은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가맹사업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점이다. ‘링윈광창’점도 중국 내 23번째 가맹점이다. 이전까지 SPC그룹은 프랑스, 중국, 미국, 베트남, 싱가포르 등 해외 5개국에서 주로 직영 형태로 매장을 운영해왔었다.
지난 5월에는 미국 진출 11년만에 처음으로 가맹점을 열었다. SPC는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새너제이에 ‘파리바게뜨 호스테터(Hostetter)점’을 열며 미국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가맹사업을 시작했다. SPC그룹 미국법인 관계자는 “미국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매장을 확대해 2020년까지 美 전역에 350개의 직가맹점을 열 것”이라고 말했다.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으로 인해 대기업 외식브랜드의 해외 공략은 더 가속화 될 전망이다. 국내에서의 출점 전략이 한계에 부닥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 2월 동반성장위원회는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39차 동반위 회의에서 제과점업, 서적·잡지류 소매업 등 이달로 중소기업 적합업종 권고기한이 끝나는 8개 품목의 재지정을 가결했었다. 뚜레쥬르(CJ푸드빌)와 파리바게뜨(SPC)가 가장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CJ푸드빌 관계자는 “글로벌 진출은 중기적합업종 지정(2013년) 전에 이미 시작했다. 뚜레쥬르는 2004년에 나갔다. 이 제도 때문에 해외로 나간다는 논리는 맞지 않다”면서도 “다만 국내에서도 성장을 계속해야 해외사업과 선순환을 이룰 수 있는데 가이드 탓에 다소 정체된 측면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