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2016 내수 중간점검]③ “중형차 격전”…흔들리는 1위
쏘나타는 고전…준중형차 시장서 아반떼 독보적 1위
2016-07-05 배동주 기자
현대자동차가 중형차 시장 점유율을 지키기 위해 악전고투하고 있다. 현대차는 상반기 르노삼성자동차와 한국GM이 잇따라 출시한 신차로 구매 수요가 몰리자 쏘나타를 앞세워 중형 세단 시장 점유율 방어에 부심했다.
현대차는 지난 4월 쏘나타 2017년형 모델을 조기 투입했다. 현대차는 또 쏘나타에 후측방 접근 차량을 감지해 경보해 주는 경보시스템(BSD)과 전방 주차 보조시스템(PAS) 등 고객 선호도가 높은 옵션을 모은 케어 플러스 트림도 함께 내놨다.
현대차는 이같은 노력을 바탕으로 국내 시장에서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현대차 쏘나타는 지난 6월 총 8768대해 판매해 국내 중형차 시장 판매 1위를 기록했다. 르노삼성 SM6, 쉐보레 말리부의 등장에도 쏘나타의 판매량은 올 상반기 4만4548대로 가장 많았다.
SM6와 말리부의 출고 기간이 짧아 상반기 쏘나타가 더 팔렸지만 하반기 판매실적은 알 수 없다. 현대차 쏘나타와 양강체제를 구축했던 기아차 K5는 지난 6월 4875대 팔렸다. K5는 지난 5월보다 7.9% 많이 팔려지만 중형차 판매 순위에서 꼴찌를 면치 못하고 있다.
◇ 현대·기아차의 위기 의식…“고객 맞춤 판매로 1위 고수하겠다”
현대차는 지난 4월 쏘나타 연식변경을 내놓았다. 36개월 무이자 할부를 시행한 이후 이달 들어 썸머 스페셜 에디션 출시와 함께 60개월 무이자 할부도 들고 나왔다. 2016년형 쏘나타를 7% 할인받거나 차값의 30%만 미리 내면 5년 무이자 할부를 받을 수 있는 조건이다.
기아차는 K5 가솔린과 디젤 모델을 구매 고객에게 휴가비 50만원을 지원하거나 1.5% 초저금리 할부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기아차는 또 차량 등록 후 1개월 안에 품질에 불만이 있으면 다른 차종으로도 교환해 준다는 방침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 그룹의 이같은 파격 행보 이면에는 중형 세단 시장 점유율 감소라는 위기의식이 깔려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현재 현대차 쏘나타와 기아차 K5는 르노삼성 SM6, 한국GM 말리부의 등장으로 국내 시장 중형차 점유율 1위 아성이 흔들리는 중이다.
올해 6월까지 누적 판매량에서 쏘나타가 전년 동기대비 11.5% 줄어든 4만4548대를 기록한 반면, SM6는 판매를 시작한 지난 3월부터 지난달까지 석 달 동안 총 2만184대의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쏘나타 판매량 중 1900여대가 택시로 판매된 것을 고려하면 개인 고객 대상 판매량은 SM6가 쏘나타를 앞지른 셈이다.
지난 5월부터 본격적인 출고를 시작한 한국지엠의 신형 말리부는 2주 동안 3340 대가 출고됐으며 지난 6월 내수판매는 총 631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무려 360.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말리부는 지난달 K5(4875대)를 큰 차이로 누르고 3위에 올랐다.
자동차 업계 한 전문가는 “중형차 시장에 영원한 1위는 없어지는 모양새”라며 “쏘나타 SM6 말리부의 3강 구도가 하반기에는 더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파격 판매 조건에 더해 쏘나타 부분 변경 출시를 최대한 앞당긴다는 방침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아반떼에 쓰인 6각 전면 그릴 정체성을을 가져온 신형 쏘나타가 내년 2월경 출시 예정”이라며 “편의품목도 대거 추가해 제품력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굳건한 준중형차 시장
4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국산 중형차 시장 전체 판매량은 2만7411대로 지난해 6월 1만7043대보다 60.8% 급증했다.
르노삼성과 한국GM의 신차 출시로 중형차 시장 판매 경쟁이 불붙으면서 1년 사이 국산 중형차 판매량이 1만대 이상 늘어난 것이다. 다만 현대차 그룹 중형차 판매량은 중형차 시장 외연 확장의 덕을 보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 상반기 현대차 그룹의 준중형차 시장 수성은 완벽했다. 현대차는 준중형 세단 아반떼를 앞세워 상반기 베스트셀링카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아반떼 판매량은 5만2175대로 전년 동기 대비 31.3% 급상승했다. 특히 지난달엔 1만2364대가 판매되며 6월 한 달 기준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난 4월 출시된 아반떼 스포츠가 판매량 상승에 큰 힘을 보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기아차 준중형 세단 K3 판매량은 지난해 9월 출시된 신형 아반떼 영향으로 올 초 판매 부진을 겪었으나 점차 판매량이 회복돼 지난달 4091대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 1월 판매량인 2294대와 비교해 78.3% 늘어난 셈이다. 올해 상반기 누적 판매량은 2만243대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