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사 CEO 4인4색]④ 김창수 동부제철 사장, 구조조정 '나아지고 있다'

최고경영자로 부임한 지 2년…동부제철 흑자 전환 성공

2016-06-29     황의범 기자

 

김창수 사장은 채권단이 구조조정을 위해 선임했다. 그가 최고경영자로 부임한 후 동부제철 수익은 개선됐다. 협상 중인 당진 전기로 매각에 성공하면 동부제철 반등이 가속화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 사진=동부제철

 

김창수 동부제철 사장은 채권단이 구조조정을 위해 선임한 인물이다. 그가 동부제철 최고경영자(CEO)로 부임해 구조조정을 단행한 지 2년이 돼 간다. 김 사장 부임 후 동부제철은 제품군을 냉연 중심으로 변경해 흑자 전환했다. 업계에서는 동부제철이 협상 중인 당진 전기로 매각에 성공하면 하반기 냉연 가격 상승을 바탕으로 반등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동부제철의 몰락…구조조정 위해 채권단이 선택한 김창수 사장


2009년 11월 동부제철은 충남 당진 전기로 제철공장을 준공했다. 철강업에 뛰어든 지 40년 만에 일관제철소의 꿈을 이룬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은 상기된 모습으로 단상에 섰다. 김 회장은 이 날 “전기로 제철공장 준공을 계기로 열연 생산 규모를 연간 1000만톤으로 늘려 동부제철을 글로벌 철강사로 키우겠다”고 선포했다.

그로부터 5년 뒤인 2014년 12월, 당진 전기로는 가동을 중단했다. 산업은행 등 동부제철 채권단은 “열연사업의 지속적인 적자 경영으로 당진 열연공장 가동을 무기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동부제철의 몰락을 극명하게 보여준 사건이었다.

중국발 공급과잉과 수요산업 침체의 이중고를 겪은 동부제철은 2011년 2253억원, 2012년 488억원, 2013년 1418억원 적자를 기록하며 추락했다. 2013년 말 동부제철 부채비율은 300%까지 치솟았다.

다음 해 7월 동부제철은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체결했다. 이어 채권단은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을 100대1로 무상감자했다. 김 회장은 동부제철에 대한 경영권을 잃었다. 그해 10월 김 회장은 동부제철 대표이사에서 물러났다.

채권단은 곧바로 당시 김창수 최고재무관리자(CFO)를 최고경영자로 선임했다. 채권단은 동부제철이 자율협약을 맺은 직후 대표이사 공백 상황에서 조속한 안정화를 이룰수 있도록 기존 등기임원인 그를 대표로 선택했다.

◇ 열연사업부를 중심으로 한 강도높은 구조조정

김 사장 부임 이후 동부제철 구조조정이 본격 시작됐다. 그해 12월 동부제철은 당진 전기로와 열연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열연사업을 정리한 후 동부제철은 냉연사업으로 주요 제품군을 바꿨다.

강도 높은 인력 구조조정도 단행했다. 동부제철은 희망퇴직으로 열연사업부 전체 직원의 83%에 달하는 250명을 감축했다. 임원도 대폭 줄였다. 2014년 3월 기준 28명이던 동부제철 임원은 지난해 3월 10명까지 줄었다.

김 사장은 강력한 구조조정 이후 지난해 1월 임시 주주총회에서 “건실한 동부제철로 거듭나겠다”며 “기업가치를 높이고 흑자 경영을 달성해 자율협약 졸업을 조기에 이루겠다”고 말했다.

열연사업을 접은 뒤 동부제철 실적은 개선됐다. 동부제철은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 6억원을 기록해 7분기 만에 흑자 전환했다. 이후 동부제철은 올해 1분기까지 꾸준히 영업이익을 흑자를 기록했다. 1분기에는 영업이익을 370억원까지 끌어 올렸다.

동부제철 관계자는 “올해 초 1톤당 300달러 미만까지 내려갔던 중국 열연 가격이 500달러 수준으로 올랐다”며 “동부제철도 이에 발맞춰 냉연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하반기에는 더 좋은 실적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재무구조는 쉽사리 개선되지 않았다. 차입금이 막대하고 그에 대한 이자 비용은 영업이익을 뛰어 넘었다. 이로 인해 1분기 동부제철은 당기순손실 240억원을 기록했다. 부채비율은 1459%에 달했다.

◇ 부채비율 감소와 전기로 매각에 대한 기대감 증폭

채권단은 상장폐지 위기에 몰린 동부제철 채권 2천억원을 주식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동부제철은 5월 2000만주를 신주로 발행해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배정하는 방식으로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동부제철은 자본금 2000억원을 확보하는 동시에 부채비율을 106.9%까지 낮췄다. 이에 따라 동부제철은 상장폐지와 재무구조 부실 등 부담을 덜어내고 경영정상화에 매진할 수 있게 됐다. 


게다가 진전이 없던 당진 전기로 매각 협상도 순항하고 있다. 동부제철은 이란 철강사 5곳과 전기로를 매각을 두고 협상하고 있다. 동부제철은 다음 달까지 입찰적격후보를 선정하고 8월 중으로 인수희망자들이 전기로를 실사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매각이 이뤄지면 동부제철 공장 매각도 급물살을 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당진 전기로는 경쟁력을 상실한 열연제품을 생산하는 설비인 탓에 여태껏 동부제철 공장 매각에 걸림돌로 작용했다”며 “전기로를 매각하면 자본 확충과 추가적 매각으로 인한 구조조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