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코파이에서 착즙주스까지…피 터지는 과일전쟁

식음료업계‧유통업계 경쟁대열에 앞다퉈 뛰어들어

2016-06-24     고재석 기자
지난달 26일 서울 서초구 농협하나로클럽 양재점에서 모델들이 이른 더위를 확 잡아줄 수박, 참외, 포도, 메론, 자두, 복숭아, 살구 등 초여름 제철과일을 선보이고 있다. / 사진=농협유통, 뉴스1

 

식품업계의 과일전쟁이 뜨겁다. 지난봄부터 불기 시작한 ‘바나나 열풍’은 날이 더워질수록 더 거세지는 모양새다. 전쟁은 확장국면에 들어섰다. 마트와 편의점, 프랜차이즈 카페까지 앞다퉈 경쟁대열에 뛰어들었다.

식품가의 바나나 열풍은 날씨에 맞춰 더 달궈지는 모습이다. 24일 오리온에 따르면 지난 3월 선보인 초코바이 바나나가 출시 100일 만에 판매량 7000만개를 넘어섰다. 출시 한 달간 1400만개가 팔렸던 초코파이 바나나는 날이 갈수록 판매량이 늘어나고 있다.

오리온 관계자는 “보통 파이제품은 여름이 비수기라고 하는데 바나나가 워낙 인기여서 그런지 날이 갈수록 더 팔리고 있다”며 “6월 이후에도 매출은 떨어지지 않으리라 전망한다”고 전했다. 

바나나우유의 대명사인 빙그레 바나나맛우유도 이 같은 분위기 덕에 매출 상승세를 탔다. 빙그레 바나나맛우유는 올해 4월까지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 증가했다. 편의점 GS25에 따르면 빙그레 바나나맛우유는 올해 GS25에서 팔린 바나나 관련 상품 중 판매량 1위였다. 초코파이 바나나(4위)를 앞지른 수치다.

제과업계 전통의 강자 크라운제과는 아예 올 여름 한정판 제품으로 아이스하임 바나나맛을 내놨다. 크라운제과의 ‘하임’ 브랜드는 연간 매출 중 절반에 가까운 실적을 여름 한철(5월~8월)에 거둔다. 스테디셀러 ‘초코하임’과 ‘화이트하임’ 비중이 절대적이다.

지난해 크라운제과는 한정판 ‘아이스하임’을 새로 내 10% 수준이던 ‘하임’브랜드 연매출 신장율을 15%까지 끌어 올리는데 성공했다. 올해는 여기에 바나나를 추가한 셈이다. 크라운제과 관계자는 올해 하임브랜드의 연매출을 1000억원 규모로 잡고 있다​고 밝혔다. 


편의점도 바나나 열풍 덕에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최근 GS25가 제품명에 ‘바나나’가 들어간 상품의 매출을 살펴본 결과 올해 1월부터 6월 14일까지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8.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는 그 직전해인 2014년에 비해 매출이 8.4% 늘어나는 데 그쳤었다. 이에 고무된 GS25도 바나나크림크로와상과 유어스바나나라떼를 잇달아 출시했다.

김근우 GS리테일 편의점 커피MD는 “올해 들어 바나나 관련 상품이 큰 인기를 누리면서 기존에는 전문점에서나 구할 수 있었던 바나나라떼를 편의점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선보이게 됐다”고 밝혔다.

편의점에서 소포장으로 판매하는 바나나 매출도 크게 올랐다. GS25에서 판매하는 1입, 2입 바나나의 올해 1월~5월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1.8%나 늘었다.

이 같은 경쟁 움직임은 다른 열대과일로도 확장된 모양새다. 식음료업체 뿐 아니라 대형마트와 프랜차이즈 카페도 공세적으로 경쟁 대열에 뛰어들었다.

이마트는 지난달 출범한 피코크 비밀연구소 1호 상품으로 과일 칵테일  피코크 ‘377바(BAR)’​를 내놨다. 피코크 377바(BAR)는 알코올이 넣지 않은 칵테일로 파인애플이 들어간 ‘민트’와 오렌지가 들어간 ‘시트러스’ 두 종류로 구성됐다. 


하정엽 피코크 음료 바이어는 “과일소주, 탄산소주 등 저도주에 대한 수요가 높은 가운데, 젊은 층을 중심으로 탄산수나 토닉워터 등을 섞어 마시는 ‘믹싱주’ 열풍이 계속되고 있어 칵테일 음료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프랜차이즈 카페 최강자 스타벅스도 여름 시즌 메뉴로 과일을 전면에 내세웠다. 새로 나온 ‘레몬 머랭 프라푸치노 라이트’는 천연 레몬향을 강조한 음료다. 오렌지와 크랜베리 주스가 섞인 ‘크렌베리 피지오’도 시즌 메뉴로 출시됐다. 또 스타벅스는 딸기치즈케이크도 함께 내놔 과일 마케팅을 극대화했다.

이미 과일음료 라인업이 탄탄한 롯데칠성음료는 아예 생과일 착즙주스시장에 진출했다. 착즙주스는 물을 포함해 별도의 첨가물을 전혀 넣지 않고 과일만 그대로 짜낸 채 생산한 음료다.

음료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착즙주스 시장규모는 274억원 수준이었다. 2013년(196억원)에 비해 크게 오른 수치다.

롯데칠성음료가 내놓은 ‘델몬트 파머스 주스바’는 오렌지, 자몽 두 가지 맛으로 구성됐다. 생과일 음료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라벨에 착즙한 과일의 개수를 넣은 점이 두드러진다.

롯데칠성음료에 따르면 오렌지 주스에는 미국 플로리다산 생오렌지 10.3개로 만든 오렌지 착즙 95%와 속껍질인 펄프셀(Pulp Cell) 5%가 들어있다. 자몽 주스에는 스페인산 생자몽 7.8개로 만든 착즙 95%와 펄프셀 5%가 담겼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적극적 마케팅을 통해 올해 300억원대 규모로 성장할 착즙주스 시장공략에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