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현실화 조짐에 국내외 금융시장 패닉
코스피·코스닥 폭락…영 파운드화 가치 31년만에 최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찬반 투표의 개표가 진행될수록 탈퇴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집계되면서 24일 국내외 금융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코스피와 코스닥이 동반 폭락하고 있고 파운드화 가치는 1985년 이후 31년만의 최저로 떨어졌다. 엔화 역시 달러당 100엔선이 무너질 정도로 가치가 폭등하는 등 국제 금융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이날 오후 12시 48분 코스피는 전날보다 4.73% 급락한 1892.75를 나타내고 있다.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4.84포인트(0.75%) 오른 2001.55로 상승 출발했으나 이후 개표 속보가 전해지며 100포인트 하락하는 장세를 연출했다.
코스닥도 동반 급락하고 있다. 같은 시각 코스닥은 전 거래일보다 7.11% 내린 631.18을 나타내고 있다. 코스닥 지수가 7% 넘게 하락하자 사이드카(프로그램매매호가 일시 효력 정지 제도)가 발동됐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7.88포인트(1.16%) 오른 687.40로 출발했으나 역시 브렉시트 개표 결과에 출렁이다가 급격히 하락 폭을 키우고 있다.
국제 금융시장도 브렉시트 가능성이 커지면서 패닉에 빠졌다. 파운드화 가치는 24일 장중 10% 가까이 폭락하면서 1985년 이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날 정오 파운드화 환율은 전거래일 종가 대비 9.57% 하락한 파운드당 1.3467달러까지 내렸다. 엔화 환율은 이날 달러당 100엔선이 무너지면서 폭락했다. 엔화 가치가 폭등했다는 얘기다.
이날 폭락 사태는 브렉시트가 유력시 되면서 시작됐다. 24일 새벽 4시 35분(현지시간·한국시간 오후 12시 35분) 총 382개 개표센터 가운데 300개 센터의 개표 결과가 발표된 가운데 탈퇴와 잔류가 각각 51.6%, 48.4%로 탈퇴가 3.2%포인트 앞서고 있다.
개표 중반에 접어들 때까지는 양쪽의 차이가 근소해 각 개표센터의 결과가 추가로 나올 때마다 잔류와 탈퇴의 우위가 바뀌며 엎치락뒤치락했으나 이후 2~3% 포인트 차이로 탈퇴가 앞서고 있다.
특히 잔류가 압도적으로 우세할 것으로 예상된 지역에서도 잔류 찬성률이 예상보다는 낮은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현재까지 발표된 평균 투표율은 71%다. 한국시간으로 낮 12시 35분 현재까지 2450만표(75%) 정도가 개표됐다.
개표가 중반을 넘어서면서 지역별 격차는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잉글랜드와 웨일스에서 55% 정도로 탈퇴가 우세한 반면 스코틀랜드와 북아일랜드에서는 잔류가 55∼62%로 높았다.
총 382개 투표센터 가운데 잉글랜드의 투표센터가 320여 개로 가장 많다. 북아일랜드는 실제 개표는 8곳에서 이뤄지지만 공식 결과는 1개 센터로 통합해 발표된다. 이 때문에 영국 각 매체는 북아일랜드 일부 지역 결과를 반영한 개표 현황을 전하고 있다.
등록 유권자 4650만 명이 참여한 이번 국민투표는 23일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한국시간 23일 오후 3시부터 24일 오전 6시까지) 영국 전역에서 실시됐다. 최종 개표 결과는 24일 오전 7시(현지시간·한국시간 오후 3시)께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여론조사기관 유고브가 투표 당일에 사전에 명단을 확보한 투표자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에서는 EU 잔류가 52%, EU 탈퇴가 48%로 예측됐지만 현재 개표 결과는 다르게 나올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