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창근 하나은행 노조위원장 “양 노조 통합이 진정한 원뱅크 첫걸음”
“시스템보다 중요한 것이 직원 간 감성통합”
KEB하나은행이 오는 7일 전산을 통합한다. 지난 31일 KEB하나은행은 구 하나은행·외환은행 직원 간 첫 교차발령을 단행했다. 임금, 복지, 인사부문은 두 노선을 유지하고 있다. 김창근 하나은행 노조위원장은 양 노조가 하루빨리 이를 협의해야 한다고 했다. 일원화된 체계가 직원들 간 감성통합을 촉진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이 올해 안에 노조 통합을 하겠다고 했다. 올 연말 새 집행부 선출해야 하는데 통합노조를 어떻게 이룰 건가.
통합은행이 연착륙하는 전제조건은 노동조합 결합이다. 단순한 전산통합·교차발령이 직원 간 통합을 이루는 건 아니다. 통합 노조를 위해 외환 노조와 구체적으로 논의하진 않았지만 김근용 외환 노조위원장도 이를 인식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구 하나은행·외환은행 노조위원장 모두 같은 시기에 임기 만료된다. 통합 노조에서 김창근 위원장이 통합 노조 위원장에 오르지 않아도 괜찮은가.
조합원들이 판단할 문제다. 직원들의 생각을 담아낼 수 있는 사람이라면 누가 되더라도 최선을 다 할 것이다.
-지난 31일 KEB하나은행은 옛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영업점 직원들에 1364명 규모의 교차 인사를 단행했다. 직원들 간 화학적 통합도 이룰 거라고 보나.
이제 통합 은행을 위한 첫 걸음을 뗐다. 통상적으로 합병을 하게 되면 제일 먼저 하는 게 시스템 통합이다. 직원 간 화학적 결합은 전산통합 가운데 서로 생각을 공유하며 만들어갈 것이다. 실질적 통합의 시작인 6월 7일을 기점으로 하나의 문화 형성을 위해 활발히 소통할 것이다.
-교차발령은 노사 합의를 거쳤나. 외환 노조는 합의가 없었다고 반발했다.
하나 노조는 교차발령과 관련한 원칙에 대해 사측과 협의 후 합의했다. 단 3자(사측, 외환, 하나 노조)가 같은 테이블에서 하진 않았다. 하나 노조 측은 노사협력 1부와 합의했다.
-오는 7일 전산통합 기점으로 점포 통·폐합이 이뤄지면 구조조정도 피할 수 없을텐데.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다. 향후 몇 년간 인력 구조를 보면 임금 피크제를 적용받는 직원을 포함한 자연퇴직 인력들이 많아 인위적 구조조정은 필요 없을 것이다. KEB하나은행은 애초 타행에 비해 인력이 적다. 점포 통·폐합 후 출장소·탄력점포에 직원을 배치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하나은행은 외환은행과 급여, 복지에서 차이가 난다. 교차발령으로 한 지점에서 같은 일을 해도 월급이 다른데 이를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
임금 차가 존재하는 상태에서 교차발령이 빈번히 이뤄지면 직원들의 불만도 높아질 것이다. 하나 노조는 지난 5월 9일 노사공동 인사제도통합 TFT를 운영하기로 은행과 합의했다. 향후 TFT에서 복리후생제도와 인사임금제도를 맞춰나갈 것이다. KEB하나은행의 한 축인 외환 노조도 함께 논의하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아 진척이 없다. 새로운 임금인사제도, 복리후생제도를 포함해 양쪽 직원 공동의 권익을 위한 논의를 외환 노조도 함께 했으면 한다.
-KEB하나은행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기 위해 경영진들이 중점을 둬야할 부분은 무엇인가.
조직은 ‘사람’이 움직인다. 하나은행·외환은행 직원들이 새 문화에 적응하기 위해선 감성통합이 필요하다. 합병은 조직 구성원들에게 불안감을 준다. 경영진들은 구성원을 안심시켜야 할 의무가 있다. 사측이 큰 비전을 제시하기보다 두 문화를 일원화하는 데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사람 결합이 통합의 키포인트다.
-현재까지 KEB하나은행 통합과정에 점수를 매긴다면.
중상(中上)이다. 당시 상황에 비춰볼 때 조기 통합은 이해하지만 준비가 부족했다. 결국 통합 9개월이 지나도록 전산통합이 지연됐고 고객들이 서비스 불편을 겪었다. 하지만 경영진과 양 노조의 의지를 따져볼 때 연착륙 중이다. 전산통합 이후 사람간의 결합이 얼마나 잘 되느냐가 통합 성패를 가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