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시장 제주에서 왠 청약미달 아파트?

일부 업체들 과도한 욕심에 분양가 높였다가 미분양 사태 빚어

2016-05-30     최형균 기자

 

제주 부동산 시장이 활황이지만 몇몇 단지에서 미분양이 발생하고 있다. 이는 높은 분양가를 뒷받침해줄 수 있는 인프라 등의 개발호재 부족이 원인인 것으로 분석된다. / 사진=뉴스1

 

 


물밀 듯이 들어오는 외국인 투자, 높은 인구유입, 전국 최고 공시지가 상승률 등 제주 부동산 시장은 연일 뜨겁다. 하지만 최근 이 지역에서 70% 이상의 물량이 미분양된 주택 단지가 잇달아 나와 눈총을 받고 있다.

30일 금융결제원의 아파트투유(www.apt2you.com)에 따르면 5월 분양된 주택은 모두 6개(임대주택 제외)다. 이 가운데 제주 첨단과학기술단지 A2블록‧A3블록에 공급된 꿈에그린 2개 단지는 각각 청약경쟁률이 최고 338.12대 1과 309.50대 1에 이르며 완판행진을 이어갔다. 서귀포 화순에 공급된 코아루 푸르나임은 최고 10.5대 1로 순위 내 마감했다.

반면 나머지 5개 단지는 인기가 시들하다. 제주 일도 캐슬휘닉스는 62가구를 분양하는데 5가구 만이 청약에 지원했다. 이로 인해 57가구가 미달되면서 공실률이 90%가 넘게 발생했다. 나머지 단지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서귀포 데이즈힐 공동주택은 33가구를 공급하는데 4가구에만 청약이 들어왔다. 공급가구의 90% 이상이 집주인을 맞이하지 못한 것이다. 오라동 벽강하이본 타워 4차는(61가구) 44가구가 미달(공실률 72.1%)했고, 제주 일도 캐슬휘닉스(62가구)는 57가구나 미달(91.9%)했다.

제주도 A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매매가가 낮아야지 미래이익인 웃돈도 많이 생길 수 있다. 평균 매매가보다 높은 가격으로 분양되면 그만큼 매매차익도 적어진다고 생각해 투자수요가 발생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미분양이 일어난 단지들은 평균 매매가 대비 높은 가격대를 보였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제주도 아파트 3.3㎡당 평균 매매가는 2014년 693만원에서 올해 772만원으로 10% 가량 올랐다. 미분양이 일어난 곳들은 평균 매매가 대비 300만원 이상 높은 가격을 보였음을 알 수 있다. 앞서 높은 청약경쟁률을 보인 꿈에그린 아파트는 3.3㎡당 평균 분양가가 860만원으로 매매가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높은 분양가로 인한 미분양 사태는 과거에도 있었다. 지난해 12월 분양한 제주 더 팰리스 2차는 3.3㎡당 1000만원대 초반, 더 도무스 인 제주는 1600만원 후반으로 역시 제주도 평균 매매가를 넘는 금액을 보였다. 해당 단지의 주택들은 여전히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3.3㎡당 평균 분양가 1000만원으로 수요자들을 끌어들이려면 풍부한 입지요건이 뒷받침 돼야만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실제 지난 2014년 제주 처음으로 3억원 분양시대를 연 모 단지는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전 단지가 1순위 마감했다. 이는 대단지와 함께 갖춰진 풍부한 생활인프라가 투자수요를 이끌었기 때문으로분석된다.

이미윤 부동산114 선임연구원은 “(분양단지들이)높은 분양가를 지불할 만큼의 메리트를 지니지 못했다고 수요자들이 인식한 결과다. 분양이 성공적으로 이뤄진 곳들은 낮은 분양가와 명문학군 등 좋은 입지적 요건을 갖췄기에 가능했다”고 분석했다. 또한 “주택을 구매할 수요가 한정된 상황에서 이같은 상황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