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한세실업, 여성차별 가장 적은 기업

네이버, 임원비율·연봉 평가 ↑…한세실업, 임원비율·고용비중 평가 ↑

2016-05-30     한광범 기자
네이버와 한세실업이 미래포럼·CEO스코어 성별다양성지수 조사에서 공동 1위를 기록했다. / 사진=시사비즈

 

국내 500대 기업 중 여성 차별이 가장 적은 곳은 포털업체 네이버와 글로벌 의류업체 한세실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두 기업은 근속연수나 연봉, 고용률, 임원 비율 등 처우면에서 남성 직원과 여성 간 격차가 가장 적었다.

30일 미래포럼과 CEO스코어는 최근 3년간 매출 기준 국내 500대 기업의 성별다양성지수를 분석한 결과 두 회사는 지난해 각각 77점으로 공동 1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조사는 직원 수 500명 이상 243개 대기업을 대상으로 했으며 이들의 성별다양성지수 평균은 52.1점이었다. 이들 기업 평균 점수는 3년간 51.7점→51.9점→52.1점으로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성별다양성지수는 ▲근속연수 ▲연봉 ▲고용증가율 ▲고용비중 ▲임원비율 등 5개 항목에서 남녀직원 간 불균형 정도를 측정한 값이다. 업계 및 기업 간 평균치와 비교해 남녀 차이가 적을수록 높은 점수를 부여하고 각 항목당 20점씩 총 100점 만점으로 집계했다. 성별다양성지수가 높다는 것은 근속연수나 연봉, 고용률, 임원 비율 등의 처우에서 남녀 간 격차가 적음을 의미한다.

네이버는 여성임원비율에서 만점을 받았고 연봉부문에서 17점을 기록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기준 임원 45명 중 7명이 여성임원으로 15.6% 비율을 기록했다. 이는 500대 기업 평균인 2.6%보다 6배 높은 수치다. 네이버 여성 직원 평균 연봉은 5910만 원으로 남성 직원(7390만원)의 80% 수준이었다. 이 역시 500대 기업 평균(61%)보다 19%포인트 이상 높다.

한세실업은 여성임원비율과 여성고용비중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임원비중은 20%로 만점을 받았고 여성고용비중(56.4%)은 전체 평균의 2배 가까운 수치로 19점을 받았다. 지난해 기준 전체 직원 688명 중 377명이 여성이었다. 여성 임원은 전체 임원 15명 중 3명이었다.

두 기업 다음으로는 이랜드리테일(76.5점), CJ E&M(76점), 이랜드월드(75점),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74.5점), 신세계인터내셔날(74점), 한미약품(71.5점), 아모레퍼시픽·CJ CGV(각 70점), 코웨이·태평양물산(각 69.5점), 현대그린푸드(69점) 등이성병다양성지수 상위권을 기록했다.

네이버는 2013년 기준으로도 1위에 오르는 등 3년 연속 10위권에서 빠지지 않았다. 한세실업은 최근 3년간 6위→5위→1위로 매년 순위를 올렸다. 이랜드리테일, CJ E&M, 이랜드월드, 신세계인터내셔날, 한미약품, 코웨이 등도 2013년부터 3년 연속 10위권에 들었다.

반면 고려아연은 성별다양성지수 30점을 기록해 조사대상 기업 중 가장 낮았다. 대원강업, 계룡건설산업, 현대오일뱅크, 세아베스틸, 여천NCC, 조선내화, 한양, 대한유화, 경남기업, 세방전지 등도 40점에 미치지 못했다.  이들 기업 대부분이 석유, 철강, 조선·기계·설비 등 중화학 업종에 속했다.

실제 석유화학(44.8점), 철강(44.7점), 조선·기계·설비(43.8점) 업종은 성별다양성지수가 40점대에 그치며 60점 이상를 받은 생활용품(67.6점), 제약(61.7점), 은행(60.9점) 업종과 큰 격차를 보였다.

아울러 최근 3년 간 500대 기업 남녀 직원 근속연수와 연봉 격차는 소폭 감소했다. 근속연수는 5.1년에서 4.8년으로 0.3년, 연봉 격차는 3190만 원에서 3170만 원으로 20만 원 줄었다.

여성 임원 비율은 2013년 2.1%에서 2014년 2.3%, 지난해 2.6%로 매년 상승세를 보였지만 증가폭은 미미했다. 여성 직원 수는 29만2000명에서 29만3000명으로 늘었지만 전체 직원 대비 고용률은 24.8%로 변함이 없었다.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여성 직원 수가 늘고 여성임원 비율이 높아지는 등 대기업들의 성별다양성지수가 개선돼 가고는 있지만 체감도가 높은 연봉이나 근속연수 등에서 남성과의 격차는 여전한 상황"이라며 "성별다양성측면의 고용환경 개선은 아직까지 갈 길이 멀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