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임료 추락에 ‘휘청’...한진해운·현대상선 1분기 동반 적자
운임료 증가에 이익 둔화...사채권자 채무 재조정 가시밭
경영난으로 법정관리 기로에 선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이 올해 1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치솟은 용선료 탓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상황에서 운임료가 바닥을 치자 적자폭이 깊어졌다. 양사 1분기 실적에 나란히 빨간불이 켜지며 사채권자 채무 재조정 등이 더 험난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16일 2016년 1분기 실적을 공시하며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고 밝혔다.
한진해운은 올해 1분기 매출액 1조5928억원, 영업손실 1157억원, 당기순손실 261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컨테이너 부문은 매출액 1조4806억원, 영업손실 885억원을 입었으며 벌크 부문은 매출액 940억원, 영업손실 354억원을 남겼다. 당기순손실은 선박처분 손실 및 이자비용, 외화환산손실 등에 따라 2611억원이 발생했다.
현대상선은 같은 기간 매출액 1조2214억원, 영업손실 163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1분기에 비해 매출액은 18%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지속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은 2761억원으로 적자가 이어졌다.
실적이 추락한 이유는 바닥을 친 운임료 탓이다. 상하이컨테이너 운임지수(SCFI)는 1월 첫째주 1231을 기록한 후 2월 469, 3월 257 까지 하락했다. 일종의 뱃삯인 운임료가 떨어지며 해운사가 가져가는 이익이 급감했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컨테이너 부문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운임하락 및 수급 상황 등의 악화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 감소 및 영업이익 적자로 돌아섰으나, 2016년 2분기부터는 성수기 효과에 힘입어 운임이 회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1분기 실적이 추락하며 사채권자 설득도 난관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한진해운 채권단은 자율협약을 개시하면서 해운동맹 유지, 용선료 인하, 사채권자 채무조정이라는 3가지 조건을 제시했다.
한진해운은 19일 사채권자 집회를 열고 채무조정에 나선다. 한진해운은 사채권자 집회에서 358억 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의 상환일을 4개월 미루는 방안 등에 대한 동의를 구할 예정이다.
현대상선은 3월 사채권자 집회를 열고 채무 상환을 3개월만 연기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부결됐다. 현대상선은 다음 달 1일 다시 집회를 열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용선료 협상도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1분기 실적까지 악화됐다. 사채권자들로서는 불안감이 더 커진 상황이다”며 “용선료 협상이 관건이긴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집회가 열려도 부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