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시, 이름 가리기 꼼수 행각

사명 변경하고 제품 광고에만 집중 "소비자 우롱" 비판

2016-05-10     김지영 기자

가습기살균제 사망 사건의 가해 기업인 옥시에 대한 불매 운동이 진행되는 가운데 옥시가 사건 발생 직후인 2011년부터 이름 가리기 작업을 은밀하게 진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옥시는 회사명을 바꾸고 TV광고 등 제품 광고에 집중하며 옥시 브랜드를 노출하지 않고 있다. 이에 옥시가 사건에 대한 책임은 지지 않으면서 이름만 가려 이익을 취하려는 꼼수라는 비판이 나온다.

옥시는 동양화학그룹 계열사였다. 2001년 영국 종합 생활용품 업체 래킷벤키저가 2001년 옥시를 인수해 옥시래킷벤키저를 만들었다.  

2000년대 초반 옥시는 브랜드 알리기에 집중했다. 옥시크린 등 표백제품, 제습제 물먹는 하마, 방향제 등 다양한 생활용품 광고의 말미에는 어김없이 옥시 래킷벤키저 사명과 로고가 등장했다.
 
신현우 전 옥시 대표이사가 일부 광고에 등장해 “옥시는 깨끗한 제품으로 환경운동을 실천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2011년부터 옥시 광고에 기업명이 나오지 않는다. 손세정제인 데톨, 헬스케어 제품인 개비스콘과 스트랩실 등에서도 제품의 기능만 설명한다. 광고 상단이나 하단에 새 로고만 표시한다. 

옥시는 사건 발생 이후 두차례나 사명을 바꿨다. 지난 2011년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이 세간이 알려지자 옥시는 주식회사를 해산하고 유한회사로 법인 형태를 바꿨다. 지난 2014년엔 옥시래킷벤키저의 머리글자만 따 RB코리아로 다시한번 사명을 변경했다.

이에 옥시가 이름만 가려 사태를 모면하려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은 “옥시가 가습기 살균제로 나빠진 이미지를 쇄신하려 노력하기보다 가리고 감추려는 얄팍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이는 한국 소비자를 우롱하는 처사"라고 말했다.  

 

2006년 당시 옥시 제품 TV 광고에 사용된 옥시 로고 / 사진= 유투브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