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남성 흡연율 '뚝'… 30%대로
담배값 인상 여파…담배판매량 23.7% 급감
지난해 성인 남성 흡연율이 사상 처음 30%대로 떨어졌다. 지난해 초 단행된 담뱃값 인상과 금연구역 확대 등 금연정책 영향이다. 흡연율 하락에 따라 담배회사 판매량은 전년에 비해 4분의 1 가량 줄었다.
보건복지부는 10일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서 지난해 만 19세 이상 성인 남성 흡연율이 39.3%로 전년(43.1%)보다 3.8%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현재 흡연율은 평생 담배 5갑(100개비) 이상을 피웠고 현재 담배를 피우는 사람의 비율이다.
성인 남성 흡연율이 40% 이하로 떨어진 것은 흡연율 집계가 시작된 1998년 이후 처음이다.
1988년 66.3%, 2001년 60.9%, 2005년 51.6%를 기록한 이후 2008년에는 40%대로 떨어졌다. 2013년 42.1%까지 내려간후 2014년에는 43.1%로 다시 반등했다.
복지부는 지난해 1월 1일 담뱃값을 2000원 인상했고, 모든 음식점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하는 등 금연 정책을 펼쳤다. 이와 함께 건강보험 재정에서 금연치료 서비스를 지원했고, 강도 높은 금연 캠페인을 전개했다.
사회 전체적인 금연 움직임으로 간접흡연율(최근 7일새 간접흡연 노출 경험이 있는 사람 비율)도 큰 폭으로 내렸다. 공공장소에서의 간접흡연 경험률은 지난해 35.4%로 전년대비 16.7%포인트 급감했다. 직장에서의 간접흡연 경험률도 전년에 비해 13.3%포인트 낮아진 26.8%로 나타났다.
흡연율은 떨어졌지만 전자담배 사용률은 크게 늘었다. 남성의 전자담배 사용률은 7.1%로 전년(4.4%)보다 2.7%포인트 상승했다.
여성의 흡연율은 별 차이가 없었다. 지난해 성인 여성 흡연율은 5.5%로 전년(5.7%)보다 0.2%포인트 줄어드는데 그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전체 성인 흡연율은 22.6%로 전년(24.2%)보다 1.6%포인트 하락했다.
담뱃값 인상 등 금연정책은 청소년 흡연율 하락에도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부가 발표한 청소년 건강행태 온라인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남성 학교 청소년(중1~고3) 흡연율은 11.9%로 전년(14.0%)보다 2.1%포인트 하락했다.
전체 흡연율이 낮아지며 담배회사 판매량도 33억갑으로 전년(43억갑)보다 23.7% 줄었다. 세금 부과 근거가 되는 담배 반출량을 기준으로 하면 45억갑에서 31억갑으로 29.6% 감소했다.
담배 반출량은 줄었지만 정부가 담배 판매를 통해 거둬들인 세수는 크게 늘었다. 10조5340억원으로 전년(3조5608억원)에 비해 51.3% 급증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지난해 남성 흡연율 감소는 담뱃값 인상 외에도 관련 예산을 전년대비 13배 수준인 1475억원 수준으로 늘리며 금연지원 서비스를 확대했기 때문”이라며 “오는 12월 담뱃값 경고그림 의무화가 시행되면 흡연율은 더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