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건설사 M&A 일정 줄이어
동부건설 등 8개사 이달 중순부터 입찰
법정관리에 돌입한 중견 건설사들이 회생절차 조기 종결을 위해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오고 있다. 정부 주도의 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는 등 건설경기가 위축되는 상황에서 매각이 흥행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재 동부건설, 경남기업, 삼부토건, STX건설, 동아건설산업 등 8개 건설사가 매각을 진행중이거나 준비중이다.
한차례 매각에 실패한 동부건설은 매각주관사인 삼일회계법인 주도하에 오는 10일 본입찰을 앞두고 있다. 예비입찰에는 올해 3월 울트라건설을 인수한 호반건설과, 첫 번째 매각에서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획득한 파인트리자산운용 등 9개 업체가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건설은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27위를 차지하고 있는 건설사로 현재 법정관리 중이다. 지난해 파인트리자산운용을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지만 가격 협상의 벽을 넘지 못하고 결국 매각에 실패한 바 있다. 동부건설은 주택 브랜드 센트레빌을 보유하고 있고 토목과 플랜트사업까지 균형잡힌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어 관심도는 높은 편이다.
시공능력평가 29위인 경남기업도 최근 매각작업에 본격 돌입했다. 매각주관사인 삼일회계법인은 이달 29일까지 인수의향서를 접수받고 다음달 30일 본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경남기업은 국내외 건설경기 침체와 베트남 하노이에 위치한 랜드마크72 빌딩 투자사업 실패 등으로 어려움을 겪다 지난해 3월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경남기업 관계자는 “해외건설 면허를 국내 최초로 받았을 뿐만 아니라 토목, 건축, 플랜트 등 전 공정과 관련한 다양한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며 “부실 사업장도 많이 정리가 돼서 우발채무에 대한 부담도 없어 인수자 측에서 느낄 매력도는 충분하다고 본다”고 자평했다.
삼부토건 역시 오는 18일 본입찰이 예정돼 있다. 삼부토건은 서울 서초구 내곡동에 위치한 헌인마을 도시개발사업 실패로 3000억원이 넘는 우발채무를 부담하면서 지난해 8월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핵심 자회사 삼부건설공업 매각은 물론, 보유 자산인 벨레상스호텔의 낙찰자를 브이에스엘(VSL)코리아로 선정하고 매각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외에 STX건설도 최근 삼일회계법인과 매각주간사 계약 기간을 연장하고 매각 절차를 재개하기로 했다. 또 중견건설사 동아건설산업도 매물로 나왔다. 옛 동아맨을 주축으로 한 신일 컨소시엄과 중견기업 삼라마이다스(SM)그룹 등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적지않은 중견 건설사들이 인수합병시장 매물로 나왔지만 인수여부는 미지수다. 정부가 주택담보대출 규제에 나서면서 건설경기 전반이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불확실한 건설경기 전망과 함께 수주산업 회계투명성 제고 방안 시행 등에 따라 건설사 매물의 매력이 떨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 함께 조선·해운업종의 구조조정으로 건설사 이외에 추가로 기업 매물이 나오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업이 수주산업 기반인만큼 실적이나 기술력이 중요하다”며 “업황도 중요하지만 회사의 경쟁력 보유 여부가 매각 흥행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